뻐꾹채 / 김승기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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뻐꾹채 / 김승기 시인

석당 0 19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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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야생화 시집 (3) [눈에 들어와 박히면 그게 다 꽃인 것을]





뻐꾹채


아가야
남의 둥지에 탁란했어도
배 아파 낳은 내 자식
뻐어꾹 뻐꾹
이 에미의 목소리 잊지 말거라

멀찍이서 널 지켜보며
다정한 목소리 들려줄 테니
에미 얼굴 보이지 않는다고
외로움으로 속 태우지 말거라

얼른 자라 날개 펼쳐야
얼굴이라도 한 번 볼 수 있을까
끝내 볼 수 없다 해도
그리움으로 애간장 녹이지 말거라

지금 산과 들에는
뻐꾹채 꽃이 핀단다

내 품으로 기르지 못하는
처연한 사랑
너를 부르는 피 맺힌 울음 떨어진 자리에
검붉은 꽃이 핀단다

너도 네 자식을 낳아
어느 둥지에 또 탁란해야 하는 숙명
에미처럼 피 맺힌 울음 흘리겠지
그 애달픈 사랑 떨어진 자리
검붉은 꽃 다시 피겠지

아가야
어디에서 어떻게 살든
그래도 행복하다 여기거라
뻐어꾹 뻐꾹
부디 이 에미의 말 잊지 말거라

지금 산과 들에는
뻐꾹채 꽃이 한창이란다





※ 뻐꾹채 : 국화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우리나라 각처의 산이나 들의 건조한 양지에 자생한다. 전체에 솜털이 빽빽이 나 있으며, 가지가 없고, 뿌리가 굵으며, 원줄기는 꽃대 모양으로 되어 줄이 나 있다. 뿌리에서 나온 잎은 꽃이 필 때까지 남아 있고, 깃꼴로 완전히 갈라지며, 잎 가장자리에 불규칙한 톱니가 있거나 결각상(缺刻狀)으로 되어 있고, 줄기의 잎은 어긋나게 달린다. 6~8월에 홍자색의 꽃이 줄기 끝에 한 송이씩 피고, 9~10월에 열매가 흰빛을 띤 갈색으로 익는다. 어린잎은 식용하고, 한방에서「누로(漏蘆)」라 하여 뿌리를 약재로 쓴다. 뻐꾸기가 많이 울어대는 시기에 이 꽃이 가장 많이 피므로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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