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아지풀 / 김승기 시인
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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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1.28 23:24
한국의 야생화 시집 (3) [눈에 들어와 박히면 그게 다 꽃인 것을]
금강아지풀
누구도 못하는 일
온 하늘 금칠 입히려고
붓을 빼어 들었나
얄상한 줄기 하나로
허리 한 번 굽히지 않고
공중에 들어올린
꽃덩이
얼마나 무거울까
모깃불 연기로 그을린
세상을 개금하려는가
휘둥그레진 가을하늘
새파래진 얼굴로
파르르 입술만 떨고
바라보던 눈길 빳빳이 굳어져
내 몸도 돌이 되고 말았네
※ 금강아지풀 : 벼과의 한해살이풀로 우리나라 각처의 들에 흔히 자생한다. 줄기 밑동이 납작하고, 잎은 선형으로 편평하며, 밑 부분과 엽설에 긴 털이 있다. 7~8월에 황금색의 꽃 이삭이 줄기 끝에 원통형으로 달리며 꽃이 피는데 황금색의 강모(剛毛)가 빽빽하게 나있다. 9~10월에 타원형의 둥근 열매가 붉은 자주색에서 갈색으로 익는다. 소나 말 등의 목초용으로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