앉은부채 / 김승기 시인
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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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3.17 01:31
한국의 야생화 시집 (4) [꽃보다 아름다운 것이 어디에 있으랴]
앉은부채
하늘로 열어놓은 안테나
무슨 소릴 듣는가
높은 산이어야만 통하는
하늘의 교신
자주색 파카 모자를 눌러쓴 건
눈비 찬바람만은 아닐 테지
슬프게 아름다운 이야기
피멍 드는 가슴 젖은 눈시울
가리고 싶었겠지
천상의 소리도
지상의 이야기만큼 아프던가
쫑긋 세운 귓바퀴
핏빛얼룩이네
※ 앉은부채 : 천남성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유독성 식물이다. 우리나라 각처 심산지역의 습기가 있고 그늘진 산골짜기에 자생한다. 원줄기는 없고, 땅속줄기에서 긴 끈 모양의 수염뿌리가 나온다. 꽃줄기는 통통하고 짧으며 화축(花軸 : 꽃대)는 불염포 안에 착생한다. 잎은 밑동에서 나오는데 부채 모양으로 넓고 크며 잎자루가 있고, 가장자리가 밋밋하나 물결 모양을 이루며, 뒷면에 맥이 솟아 있다. 3~6월에 연한 자주색의 꽃이 줄기 끝에서 양성화(兩性花)로 잎보다 먼저 한 포기에 한 송이씩 피는데 주머니 모양의 불염포에 검은 자주색의 반점이 있고, 모자 모양의 꽃잎은 4장으로 담자색(淡紫色)을 띠는데 빽빽하게 붙어서 거북이의 등 모양을 이룬다. 7월에 옥수수 모양의 열매가 빨갛게 익는다. 한방에서「취숭(臭崧)」이라 하여 지상부(地上部)의 전초(全草)를 약재로 쓴다. 잎의 모양이 부채와 닮은 데서 붙여진 이름이며, 이른 봄에 다른 풀보다 훨씬 먼저 꽃을 피우는 식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