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지혜
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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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1 07:07
나는 독서량이 부족하고 배움도 얕아 아는 게 별로 없다. 거기다 말주변도 없어 내가 아는 부분에 대한 짧은 단답형의 대화가 주를 이룰 뿐, 대화로 좌중을 이끌어 나가거나 유창한 일장 연설은 잘하지 못한다.
젊은 날 한때는 그런 점을 보강하고자 신문이나 일반 상식을 눈여겨보면서 정리도 하곤 했지만, 그것도 나이 드니까 귀찮다. 젊을 때야 이성이나 후배들에게 돋보이고 싶은 욕심에 그랬다지만, 이제는 그것도 다 부질없다는 생각이 든다.
나이가 들면 그동안 자신이 했던 말들에 대한 결과를 내놓을 때지, 새로운 지식을 쌓았다고 떠들고 자랑할 때가 아닌 것이다. 간혹 60이 다 되어서도 최근 상식까지 꿰뚫고 목소리를 높이는 사람을 만나면 좀 피곤할 때가 있다.
물론 평생을 배워나가야 하는 것이겠지만, 지천명이 넘어서도 남을 누르고 이기기 위해 지식에 몰두하는 것은 자신을 해하기도 하지만 주변을 피곤하게 만든다. 지식은, 남을 이기기 위한 것이 아니라, 세상의 지혜를 깨우치기 위한 보조 수단이다.
결과로 말을 하는 사람은 남과 다투지 아니한다. 말은 허공에 흩어지지만 결과는 모두의 눈앞에 보이는 것이니, 모든 걸 다 져주더라도, 그것을 모르는 체하더라도 속으론 다 알고 있다. 어쩌면 나이가 들어서도 타인을 미워하거나 분란을 조성하는 자는 타인의 결과를 질투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