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의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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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의 지혜

[나무의 지혜]

나는 사실 나무를 잘 모른다. 나무를 심는 것도 회사 식목일에 조경하시는 분이 땅까지 다 파놓으시면 우리는 거름을 넣고 나무를 넣고 흙을 덮은 후 물을 주는 게 전부다. 그렇지만 그것도 조경전문가가 다 알아서 나무에 맞게 땅을 파고 거름을 준 것이기에 그 나무는 잘 죽지 않지만 비전문가인 내가 했으면 대부분 죽었을 것이다.

그런데 자연에서는 조경 관리사가 없는데 어떻게 나무들이 저절로 저렇게 울창한 숲을 이루었을까? 그것은 아마 오랜 세월 축적된 뿌리 내리고 성장하는 방법에 대한 지식이 나무의 유전자에 저장되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나무가 뿌리 내리고 성장하는 과정을 보면, 먼저 씨앗이 적당한 곳에 떨어져 자리를 잡았을 것이고 그 씨앗이 땅에 자리를 잡을 때는 시기적으로 가을이나 겨울에 땅이 어떻게 얼고 언제 녹는지, 추위를 견디기 위해서는 얼마나 깊이 자리를 잡고 어떻게 싹을 틔워야 하는지를 깨우쳤을 것이다.

그렇게 몇 해를 견딘 후 줄기가 나고 꽃을 피울 땐, 비바람을 맞으며 또 그 세기를 재고, 조금 더 커 열매를 맺을 땐 태풍에 직접 부딪히며 태풍에 뽑히지 않으려면 얼마나 뿌리를 깊게 박아야 하는지를 알아낸다. 그렇게 나무는 멋을 부리지 않고 온갖 고난을 직접 맞부딪치며 생존을 위해서는 얼마나 깊이 뿌리를 내려야 하는지를 먼저 터득한다.

그래서 자연에는 저 홀로 툭 튀어나온 나무가 드물고 아무리 거센 태풍이 불어도 뿌리째 뽑히는 나무가 거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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