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핀 꽃
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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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15 06:57
우리가 간혹 길을 가다 보면, 아스팔트나 보도블록에 작은 민들레나 풀꽃이, 저기에 어떻게 뿌리를 내렸을지 신기할 정도로 오묘하게 피어 있는 것을 볼 때가 있다. 주위는 삭막한 아스팔트에 사람과 차들이 쌩쌩 달리는데 말이다.
민들레 홀씨야 바람에 잘 날리기에 멀리까지 날아올 수 있다지만, 시멘트 바닥이나 아스팔트에 뿌리를 내리고 피었다는 것도 신기하고, 차나 오토바이뿐 아니라, 각종 수레바퀴가 굴러가는 전쟁터 같은 곳에서, 전혀 주눅 들지 않고 밝게 피어 있는 것이 너무 신기하다.
우리 사람들은 혼자가 되지 않기 위하여 안쓰러워 보일 정도로 신경을 쓰기도 하고, 심지어 식당에서 혼자 밥 먹는 것조차 두려워하는 사람이 많은데, 저 작은 꽃은 그런 것을 전혀 개의치 않고 혼자서 당당히 바람에 맞서고 있다.
어쩌면 사람은 근원적으로 혼자에서 출발하여 혼자 돌아가는 것인지 모른다. 사람 사이에서 태어나 사람 속에서 살다 죽어가지만, 적막한 밤을 새우는 영혼은 언제나 혼자이기에, 자신이 스스로 홀로 서지 못한다면 사람 속에 당당하게 설 수 없다.
저 꽃이 그토록 아름다워 보이고 대견스러워 보이는 것은, 사람에 둘러싸여 있는 지금의 내가 혼자이기 때문이리라. 아직도 바람이 불면 흔들리는 내게 저 꽃은 말한다. 아무리 화려하게 살더라도 구석진 곳을 보라고, 아무리 잘나도 숙여보면 또 다른 세상이 보인다고. 어떠한 상황에서도 당당하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