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회 한국시문학상 신현정 시인/작품

홈 > 커뮤니티 > 문단뉴스
문단뉴스
 
문단뉴스는 문단의 새로운 소식들을 공유하는 곳입니다.
시인들과 시문학에 관심있는 회원들에게 도움이 될 좋은 정보들을 실어 주십시오.

제4회 한국시문학상 신현정 시인/작품

가을 0 3310
문학아카데미(대표 朴堤千)와 계간 『문학과창작』이 공동 제정한 제4회 한국시문학상 수상자로 신현정 시인이 선정되었다. 수상작품은 「염소와 풀밭」(시집 『염소와 풀밭』 수록)이다. 시상식은 오는 12월 13일 샘터 파랑새극장에서 거행될 예정이다.
한국시문학상은 등단한 지 20~30년 사이의 시인들이 2003년~2004년 8월까지 발표된 시와 시집 중 <한국시문학상 예심위원회>가 추천한 30여명의 중견시인을 대상으로 선정하였다. 심사위원은 강우식, 문효치, 박제천 시인이 맡았다.
제4회 한국시문학상 수상자인 신현정 시인에게는 2백만원의 상금과 크리스탈 상패가 수여되며, 계간 『문학과창작』 겨울호에 수상작과 함께 시인의 작품세계를 조명하는 특집이 게재된다. 한국시문학상의 역대 수상자는 尹錫山, 민용태, 김용범 시인 등이다.


[심사평]

신현정의 시는 예나 지금이나 서정시의 한길로 가고 있고 거기에 담긴 것들은 자연과 그 속에 사는 온갖 생물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임을 알 수 있었다. 신현정의 시세계가 추구하는 것은 ‘서정적 휴머니즘’의 시세계다. 시 「염소와 풀밭」은 신현정 시인의 생활의 한 단면을 연상케 하는 작품이다. 쳇바퀴처럼 돌아가는 삶의 일상이 권태나 지루함이 아니라 즉 둥근 원 속에 갇힘의 의미가 아니라 둥금 속에서 생생력적인 힘으로서 삶 자체를 소유하고자 하는 원환을 나타낸 시다. 이처럼 ‘매여사는 삶을, 원을 그리며 사는 삶’으로 보는 인생의 관조는 놀랍고 그 삶 속에서 자기만의 구름과 새와 양식을 갖고자 하는 소박한 삶의 태도는 너무나도 작은 것의 행복을 일깨워준다.
그의 시 속에 등장하는 사물들이 한결같이 붕어, 달팽이, 잠자리, 종달새, 굼벵이, 자벌레, 도마뱀, 지렁이 등 힘없고 하찮은 것들만 있는데 이 또한 한 생명체로서 나름대로 한 세계를 열어가며 똑 같은 삶을 영위하고 있음을 나타내고 싶은 시인의 휴머니즘적 태도에 기인한다.(일부 발췌)

[신현정 시인 약력]
1948년 서울 출생.
중앙대 문예창작과 졸업.
1974년 월간문학예 시부문 당선. 「그믐밤의 수」
시집으로 『대립』, 『염소와 풀밭』
현재 자영업.



[수상작품]


염소와 풀밭


신현정


염소가 말뚝에 매여 원을 그리는

안쪽은 그의 것

발을 넣고 깨끗한 입을 넣고 몸을 넣고

줄에 매여 멀리 원을 그리는 안쪽은

그의 것

염소가 발을 넣고 뿔을 넣고 그리는 원을 따라

원을 그리는 하늘도 안쪽은 그의 것

그 안쪽을 지나가는 가슴 큰 구름이며, 새들이며

뜯어먹어도 또 자라는 풀은 그의 것, 그러하냐.
0 Comments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