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부장관된 영화감독 이창동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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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부장관된 영화감독 이창동씨

송명 0 3047
    (서울=연합뉴스) 정천기 기자 = 참여정부의 첫 문화관광부 장관에 현역  영화감독 이창동(李滄東.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교수.49)씨가 기용된 것은 노무현  대통령의 개혁성향이 반영된 상징적 인사로 꼽힌다.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대선 때 문화예술인을 문화관광부 장관으로 기용하겠다고 공약했으며, 취임을 앞두고 인터넷 신문 <오마이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도  개혁적 인물을 발탁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이씨는 노 대통령의 대국민 약속을  뒷받침할 적임자로 꼽힌 것이다.

    1954년 대구에서 태어난 이씨는 영화감독 이전에 교사와 소설가 경력을  지니고 있다. 경북대 국어교육과를 졸업한 그는 교사시절인 198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중편부문에 소설 「전리」가 당선돼 등단했다. 소설가로 활동하면서 「운명에  관하여」 「녹천에는 똥이 많다」로 이상문학상 우수상과 한국일보 문학상을 받는 등  문학적 역량을 인정받았다.

    그가 영화계로 진출한 것은 1993년 박광수 감독의 「그 섬에  가고  싶다」에서 각본과 조감독을 맡으면서였다. 1995년에는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의 각본을  써 그해 백상예술대상 각본상을 수상했다.

    이어 1996년 영화배우 문성근, 명계남씨 등과 함께 영화사 이스트필름을 설립한 그는 창립작 「초록물고기」의 메가폰을 잡으면서 감독으로 데뷔했다.

    근대화의 어두운 면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이 영화는 그해 백상예술대상 작품상, 신인감독상, 각본상과 영화평론가상 작품상, 대종상 영화제 심사위원특별상, 청룡영화제 최우수작품상 등 국내 주요 영화제를 휩쓸었다. 밴쿠버  영화제에서  용호상을 받는 등 20여개의 해외영화제에 초청받기도 했다.

    1999년 발표한 두번째 영화 「박하사탕」은 군사독재 시대의 어두운 면을  들춰낸 작품으로 카를로비바리 영화제에서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했다. 국내에서는 '박사모'(박하사탕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라는 자발적 영화 팬클럽을 탄생시키기도 했다.

    그는 세번째 영화 「오아시스」로 세계 3대 영화제인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함으로써 한국을 대표하는 영화감독으로 자리잡았다.

    그가 문화관광부 장관에 발탁된 것은 문학과 영화를 통해 보여준  예술적  성취 뿐 아니라 개혁성향을 가진 젊은 영화인들과 스크린쿼터(한국영화의무상영 제도) 사수운동을 펼치며 한국영화의 부흥을 주도하는 등 현실참여의 자세가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지난 대선과정에서 노사모와 함께 '노무현 대통령 만들기'에 적극 나선  것도 발탁 배경이 됐음은 물론이다.

    영화계에서는 영화감독으로서 절정기를 맞고 있는 이씨가 문화행정가로  탈바꿈하는 것을 아쉬워하는 이도 적지 않다. 관료조직에 발을 들여놓았다가 그동안  닦아온 예술적 감각이 무뎌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이씨 역시  장관직을 수락하기까지 적잖게 고심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씨는 말을 아끼는 과묵한 성격이지만 자신의 주장을 펼칠 땐  논리적일  뿐만 아니라 소신을 강하게 드러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순수예술 분야인 문학과  문화산업 분야를 대표하는 영화제작 현장에서 두루 쌓은 그의 경험이 문화행정에 어떻게 반영될지 지켜볼 일이다.

    부인 이란(47)씨는 MBC 베스트극장 공채 2기 출신 방송작가. 그동안 베스트극장 <가시목걸이>, 창사특집극 <명태> <가시고기>, 기획특집극 <눈 먼 새의 노래> <딸의 선택> <그 날 이후> 등의 극본을 썼다.

    ckch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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