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순 시인 시집 ‘미스 사이공’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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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순 시인 시집 ‘미스 사이공’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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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순 시인(영남대 국문과 교수)이 '미스 사이공'(랜덤하우스중앙)과 '마음의 사막'(문학동네)이란 두 권의 시집을 동시에 출간했다.  한 달 남짓한 베트남 방문 체험을 시로 형상화 한 '미스 사이공'은 동아시아가 지닌 역사적 상흔에 대한 알레고리이다. 분단과 전쟁이 남긴 베트남의 상처를 통해 같은 역사적 상흔을 안고 있는 우리의 아픔을 소환해 내며, 제국주의의 횡포 아래 짓눌려 있는 동아시아의 비극적인 현실을 생생하게 재현해 내고 있다.
'시가 있는 미국 기행'과 '실크로드에서의 600시간', 장편 서사시 '홍범도'에 이은 '미스 사이공'은 그래서 한 편의 역동적인 서사의 맥락을 지니고 있다. '황새처럼 길고 야윈 다리로 짐 실은 시클로의 페달을 밟고 또 밟아 길모퉁이 저편으로 삐걱삐걱 사라지는 깡마른 베트남 사내의 뒷모습'을 통해 '남북으로 길게 뻗어내린 추옹성 산맥 줄기와 아름다운 국토에서 천년이 넘도록 침략에 시달렸던 시름 많은 베트남의 역사'를 읽어내는 것이다.

시인은 과거의 상흔이 박물관이나 고서적 속에 파묻혀 있지 않으며 우리의 현재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영남대에 유학 중인 베트남 여대생 부이 판 안트의 얘기처럼 베트남전쟁 당시 한국 군인이 만난 미스 사이공은 지금 이 땅에서 '베트남 처녀와 결혼하세요'란 형태로 되풀이되고 있음을 경고한다.

시인은 이 밖에도 '메콩강에서', '광대', '고엽제', '라이따이한' 등의 시편을 통해 오랜 세월을 전쟁과 그 후유증으로 몸살을 앓아온 베트남 사람들의 한과 내력을 날카롭게 그려내고 있다. 어쩌면 우리의 아픔과도 같은….

시집 '마음의 사막'은 타클라마칸이란 광대무변한 사막에서 만난 낙타와 말과 노새의 눈망울에서 읽은 시인의 슬프고 서러운 물기이다. 그것은 자신의 존재에 대한 질문이요, 인간에게 맡겨진 숙명에 대한 응시이다. 

조향래기자 bulsaj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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