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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인규 0 2045
누이  /  牛 甫  임 인 규 

“오빠! 잘 지내요! 전화 좀하고 삽시다.”
뜬 끔 없는 여동생 전화에
가슴이 철렁 소리를 낸다.
육남매의 막내로
어리광한번 재대로 못 부리고
일찍 철이든 동생이었다.

죽자 사자 매달린 그놈의 정 때문에
사내다움 하나 믿고 결혼해서
아들. 딸 낳고 억척스레 살며
여린 마음 품을 새 없이
말띠 팔자 못 면하고 사는 누이

지금도 핸드폰엔 “대박인생”
팔도 건설 현장 누비는 매 재
사나이 중에 사나이
남편그늘 애써 벗어 던지지도 못하고
한스러운 한숨만 애 삭히며
가슴앓이 속병을 달고 사는 누이

그 문드러진 속내를
목울대에 삼키며
“무소식이 희소식 아니냐!”
짐짓 단청하는 오라비의 허허로운 심사
친정도 잘살아야 누이 힘이 실리는데..
애써 다문 입 사이 신음이 배어 무는데
“그냥 궁금해서 전화했어!”
울컥 목이매이는 누이 목소리
촉촉하게 젖어들어 가슴을 후빈다.

                          2006.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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