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와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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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와 나

이철용 0 2809
비와 나


이 철 용


떠나보내고 아쉬워하며
망각한 한 올의 슬픔으로
비를 그리워하는 것은 어리석다
누구나 그렇다
그렇게 후회의 비를
내 것으로 만든다
운이 좋아 비를 맞으면 말한다
가슴 깊은 곳의 아픔을 먹물로 토하고
지붕에 부딪치는 빗소리는
친구가 된다
때로는 비를 싫어할지라도
비는 옆에 있으면 좋은 그런 친구다
생각의 늪은 참으로 깊다
내가 그렇듯
그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정신적 벙어리인 내게 슬픔은 없다
자연의 선물이 이토록 아련한 것은
내 육신이 거기서 왔기에
그곳으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
언젠가 빗방울 속에
내가 있을 것이다
하루를 보내며 비와 함께인 날
난 그런 날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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