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홈 > 시 사랑 > 나도 시인 > 정연복
나도 시인


아직 등단하지 않았지만 시에 관심과 조예가 있는 분들의 자기 작품을 소개합니다.
등단시인은 시인약력에 본인 프로필을 등록하신 후 회원등급 조정을 요청하시면 <시인의 시>에 작품을 올릴 수 있습니다.

아버지

정연복 0 1505
아버지 / 정연복

거리 곳곳을 수놓은
카네이션 바구니 꽃길을 걸으며
송이송이 당신 얼굴 떠오릅니다

자식들에게 엄하면서도 보드라운 애정을
이웃들에게는 너그러운 베풂의
아름다운 한 생을 사시다가

아버님이 지상을 떠나신 지 
어느새 마흔 두 해가 흘러 
이제 제 나이
반 백년의 고개를 훌쩍 넘고서도

내 마음의 액자에 걸린
유년 시절의 우윳빛
아롱아롱 그림 같은 추억들

주마등처럼 스치며
나지막이 다정히
당신의 음성 들려옵니다.

'얘야,
나는 말없이 너를 굽어살피고 있단다.

가족과 오순도순 행복하게,
또 사람들과 사이좋게 살아가는
네 모습이 참 보기 좋구나.

우리 다시 만날 그 날까지
세상 소풍 구경 잘하고 오렴.

하지만 나 있는 지금 여기는
천 년이 하루 같은
영원과 평화의 나라,

제아무리 길어봤자 백 년도 안 되는
짧은 인생의 끄트머리까지
알뜰히 채우고
쉬엄쉬엄 내게로 오렴.'

두둥실 두리둥실
해돋이 하는
그리운 아버지 얼굴
0 Comments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