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막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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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막걸리

정연복 0 2208
서울막걸리 / 정연복

홀로 마시는
막걸리도 내게는
과분한 행복이지만

벗과 함께 마시는
막걸리 한 잔은
더욱 황홀한 기쁨이다

나를 내 동무 삼아
집에서 혼자 따라 마시는
서울막걸리는
왠지 쓸쓸한 우윳빛

하지만 벗과 눈빛 맞대고
서로의 잔에 수북히 부어주는
서울막걸리는
색깔부터 확 다르다

벗과 다정히 주고받는
투박한 술잔에 담긴
서울막걸리의 색깔은

남루한 분위기의
희뿌연 술집 조명 아래에서도
왜 그리도 눈부신지

마치 사랑하는 여인의 
뽀얀 살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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