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의 생애
나무의 생애 / 정연복
비바람 드센 날이면
온몸 치떨면서도
나지막이 작은 신음소리뿐
생의 아픔과 시련이야
남몰래 제 몸 속에
나이테로 새기며
칠흑어둠 속이나
희뿌연 가로등 아래에서도
고요히 잠자는 나무
보이지 않는 뿌리 하나
목숨의 중심처럼 지키면 그뿐
세상에 반듯한 집 한 칸
장만하지 못하고서도
햇살과 바람과 이슬의
하늘 은총 철석같이 믿어
수많은 푸른 잎새들의
자식을 펑펑 낳는다
제 몸은 비쩍 마르면서도
혼신의 힘을 다해 기른 것들과
늦가을 찬바람에 생이별하면서도
새 생명의 봄을 기약한다
나무는 제가 한세월
잘 살아가고 있다는 걸
알기나 할까
비바람 드센 날이면
온몸 치떨면서도
나지막이 작은 신음소리뿐
생의 아픔과 시련이야
남몰래 제 몸 속에
나이테로 새기며
칠흑어둠 속이나
희뿌연 가로등 아래에서도
고요히 잠자는 나무
보이지 않는 뿌리 하나
목숨의 중심처럼 지키면 그뿐
세상에 반듯한 집 한 칸
장만하지 못하고서도
햇살과 바람과 이슬의
하늘 은총 철석같이 믿어
수많은 푸른 잎새들의
자식을 펑펑 낳는다
제 몸은 비쩍 마르면서도
혼신의 힘을 다해 기른 것들과
늦가을 찬바람에 생이별하면서도
새 생명의 봄을 기약한다
나무는 제가 한세월
잘 살아가고 있다는 걸
알기나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