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의 이름에 부치는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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벗의 이름에 부치는 시

정연복 0 1116
벗의 이름에 부치는 시 / 정연복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따끈한 오뎅 국물 사이에 놓고

벗과 다정히 마주앉아
소주잔이라도 기울이는 날엔

고까짓 한겨울 추위쯤이야
거뜬히 이기고도 남지

바람처럼 구름처럼 세월은 흘러
그 친구도 쉰 살을 훌쩍 넘었지만

동화 속 어린 왕자를 닮아
호수처럼 맑은 눈빛 영롱하네 

정(情)이야 안으로 감추었어도
세월 가면 모두들 알게 되지

그 친구가 얼마나
마음속 깊이 따뜻한 사람인 줄

호탕함이
보이지 않는 마음의 크기를 이른다면

몸집은 좀 작아도
마음 씀씀이는 하늘같은

그 친구는
진짜 사내대장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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