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룽지

홈 > 시 사랑 > 나도 시인 > 정연복
나도 시인


아직 등단하지 않았지만 시에 관심과 조예가 있는 분들의 자기 작품을 소개합니다.
등단시인은 시인약력에 본인 프로필을 등록하신 후 회원등급 조정을 요청하시면 <시인의 시>에 작품을 올릴 수 있습니다.

누룽지

정연복 0 1354
누룽지 / 정연복

투박한 양은솥에
이 몸 으스러지도록
펄펄 끓어도 좋다

백설(白雪)같이
눈부신 밥 아래
칠흑어둠 속에 머물러도 좋다

언제나 나의 순서는
맨 꼴찌일 뿐이지만

얇디얇은 이 가난한 몸뚱이
부글부글 끓어
이윽고 용솟음쳐 올라

그대의 탁한 목구멍 뻥 뚫어주거나
불편한 속 달랠 수만 있다면

그대의 입맛 돋구어
살맛마저 치솟을 수 있다면

이 한 몸
남김없이 스러져도 좋다
0 Comments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