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복 시인의 '바람이소서'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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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신 아버님을 생각하는 추모시 모음> 정연복 시인의 '바람이소서' 외

정연복 0 2088
<돌아가신 아버님을 생각하는 추모시 모음>    정연복 시인의 '바람이소서' 외   

+ 바람이소서

그리도 긴 세월
말없이 깊은 사랑으로

우리를 품어 주시느라
나뭇가지처럼 야위셨던 당신.

스치는 바람에 행복의 간지럼을 타는
한 잎 꽃잎을 바라보며

오늘은 문득
이 마음 사무치게 당신이 그립습니다.

바람이소서
바람에 실려 오는 사랑의 추억이소서

그리움으로 되살아나는 아버님!


+ 꽃잎

바람에 꽃잎 지듯
그렇게 총총

내 곁을 떠나실 줄
미처 상상도 못하였네

겉으로는 사뭇
무뚝뚝해 보이셨어도

맘속 깊은 곳엔
꽃잎처럼 고운 성품을 감추셨던

그분을 지상에서 떠나 보내는
그 절절한 슬픔의 순간

오!
나의 눈물방울 너머

어느새 한 잎 꽃잎으로
되살아오는 아버님!   


+ 아버지

거리 곳곳을 수놓은
카네이션 바구니 꽃길을 걸으며
송이송이 당신 얼굴 떠오릅니다

자식들에게 엄하면서도 보드라운 애정을
이웃들에게는 너그러운 베풂의
아름다운 한 생을 사시다가

아버님이 지상을 떠나신 지 
어느새 마흔 두 해가 흘러 
이제 제 나이
반 백년의 고개를 훌쩍 넘고서도

내 마음의 액자에 걸린
유년 시절의 우윳빛
아롱아롱 그림 같은 추억들

주마등처럼 스치며
나지막이 다정히
당신의 음성 들려옵니다.

'얘야,
나는 말없이 너를 굽어살피고 있단다.

가족과 오순도순 행복하게,
또 사람들과 사이좋게 살아가는
네 모습이 참 보기 좋구나.

우리 다시 만날 그 날까지
세상 소풍 구경 잘하고 오렴.

하지만 나 있는 지금 여기는
천 년이 하루 같은
영원과 평화의 나라,

제아무리 길어봤자 백 년도 안 되는
짧은 인생의 끄트머리까지
알뜰히 채우고
쉬엄쉬엄 내게로 오렴.'

두둥실 두리둥실
해돋이 하는
그리운 아버지 얼굴


+ 코스모스

아버님은 한평생
꽃잎으로 살다 가셨다

고단한 살림살이에도
지친 내색 하나 없이

코스모스처럼 환한
웃음 늘 머금으셨지

당신의 몸에
몹쓸 것이 자라고 있는 것을
알게 되신 이후에도

마치 아무 일도 아닌 듯
오히려 가족들을 위로해 주셨지

벌써 그리운 당신 모습
하나 둘 떠오를 때마다

우리는 똘똘 뭉쳐
사랑의 집을 지으리니

이제 아버님은
천국에서 편히 쉬소서

생전의 그 다정한 눈빛으로
우리를 굽어살피소서


+ 아버님의 귀향(歸鄕) 

기골은 천하를 호령하고도 남을
장군처럼 장대하셨지만
보이지 않는 속마음은
마냥 꽃만 같으셨던 아버님

어머님과 알뜰히 힘을 합하여
참 좋은 가정 가꾸시어
오십 몇 해 동안
우리 자식들의 든든한 울타리
되어 주셨던 아버님.

재작년 봄,
어머님 떠나시고도
겉으론 의연한 모습 보이셨어도
그 동안 남몰래 안으로 삭인 외로움
태산만큼 크셨을 테지요

오, 사랑하는 아버님
당신의 육신이야 흙으로 돌아가
그립던 어머님과 재회하시겠지만
말없이 깊었던 자식사랑 그 마음은
언제까지라도 지상에 맴돌아
이 못난 자식들 굽어살펴 주세요.

아버님이 저희에게 남기고 가시는
가장 값진 선물,
당신의 한결 순수했던 마음 빛 닮은
은빛 카펫 온 천지에 두툼히 깔아
당신의 평온한 귀향(歸鄕)을 재촉하는
하늘 있기에

아롱아롱 슬픈 눈물 너머
어머님의 곁으로
당신을 총총 떠나보내 드리오니 

지상에서 못 다했던
두 분의 사랑 이루소서.


+ 아름다운 사람

세월이 흘러도
영영 잊혀지지 않는 사람이 있다

봄날 실개천에 피어오르는
뽀얀 물안개처럼

수없이 계절이 바뀌어도
싱싱한 그리움으로 되살아오는 사람이 있다

선한 눈빛으로 하늘을 우러르며
꽃과 나무와 바람과 동물을 벗삼아

명랑한 인생을 꿈꾸었던
그지없이 소박하고 아름다운 사람

그대의 몸이 우리 곁을 홀연히 떠난 지
어느새 꿈결처럼 열여덟 해가 지났어도

그대가 남긴 따스한 사랑의 추억들은
우리의 마음속에 고스란히 살아 있는

이별(離別)의 골짜기 저 위   
영롱한 사랑의 무지개여!

* 정연복(鄭然福) :  1957년 서울 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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