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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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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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채화

박인섭 0 1664
수채화

오래 전 그림을 그렸는데
그려 놓고 보니까 제법 이쁘더라구

자꾸 보고 자꾸 보고 그러다
그림을 사랑 하기 시작한거야

참 우습고 바보 같지
자기가 그린 그림을 사랑한다는 거
믿기 어려울 꺼야

그런데
어느날 운명처럼 내가 그린 
그림을 닮은 사람을 만나게 되었어

그림을 닮아서 그런가,
나도 모르게 그 사람을
사랑하게 된거야

그렇게 늘 그 사람을 만나면서
예전 그림을 사랑하듯이 온통 사랑하고
가슴시리도록 보고 싶어 했어

한 여름 열병처럼

그렇게 시간이 흐른  어느날
그림 같은 그 사람 눈에 눈물이 보이더라구.

그 눈물 속 내 모습은
사랑할 자격이 없는
나쁜 남자 였어

그 사람과 같이 멍든 가슴으로
울 수 밖에 없었어

한 참을 울다 발 아래 놓인 오래 전 그림을 발견했어

그 그림...
수채 물감으로 그려진 그림이였어
물이 묻으면 눈물처럼 묽게 번져 버려지는...

그냥 환히 웃으며 소중히 간직할 때는 아무렇지 않던 그림이였는데.
눈물이 떨어지니 조금씩 그 모습 눈물에 녹아 사라지는 거야

소중하고 사랑하는 그런 그림일 수록
더 아름답게 더 좋은곳에 보관해야
하는게 당연하지 않겠어

이젠 그냥 바라만 볼려구.
그 그림이 어디에 있든...

안녕
내 수채화 같은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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