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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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의 하루

이종화 0 2295
백수의 하루


일어나면 출근이고
누우면 퇴근이다
있으면 밥이고, 없으면 라면,
반찬은 -오늘 뭐 할 일 없나-다

고통은 차디 찬 화장실에,
고독은 천장에 붙여 놓고
괴로움은 깔고 앉았다..
슬픔은 벌써 누가 집어갔고
망가져 늙은 웃음은
갖다 버린 지도 벌써 오래다

너무 멀리 나왔나, 절망과 죽음은
아직은 소식이 없고, 까치들만
간밤 꿈속에 또 설쳐 버렸네
뭐, 사랑이고 추억이라 해 봐야
이젠 날파리같이 윙윙거리는데
그래도 한, 두개는 파도 타는 갈매기처럼,

그래도 멀어 질까 걱정되는 친구는
삭고 마른 몸 삐걱거릴 때
적셔주는 막걸리 한 잔,
종일 다문 입 가끔 벌려 주는
담배 한 모금이다

이것이 매일 써도, 평생 써도
맨 날 똑 같은 나의 自省傳이다
한 것 없이 한 두 개씩
주워 담는 색 바랜 세월 몇 푼에..


(...갈 때까지 가 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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