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의 송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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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의 송년사

이종화 0 1728
백수의 송년사<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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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가 날아간 거리만큼 한해가 지났다<br />
쌓이는 눈만큼 <br />
밤도 깊어지고,<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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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거리에는 불 밝힌 눈들이<br />
하루를 더듬었을 것이다<br />
뒷산에 도둑고양이도 모처럼 <br />
하얀 발자국 몇 개를 남겼겠지<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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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한 장 뿐인 달력은<br />
올 한해 무게만큼 가볍지만<br />
뒷산에 까치둥지는 쌓인 눈만큼 <br />
오늘 밤이 무거울 것이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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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마지막 오늘, 개 밥그릇에 <br />
쌓인 눈은 개가 먹나, 누가 버리나<br />
그런 쓰잘떼기를 두툼한<br />
눈 위에 얹어 보는데..<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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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오는 요즘 밤하늘은 왜 이리도 훤한지,<br />
동치미 국물 같은 이런 밤이면<br />
누가 국수라도 한 그릇 말아 줬으면..<br />
아니면, 먹다 남은 막걸리라도,<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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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도 스믈대던 올 한해,<br />
오늘밤은 그래도 하얗게 넘실대누나<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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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맞는 개한테도 오늘은 한잔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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