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벌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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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벌레

김희달 0 1581
애벌레

김희달

애벌레는 더듬거려
자고나면 사라질 세상
밤 새워 요리하고 책을 정리해
냉장고엔 음식이 쌓이고
책장에는 책들이 쌓여가

낮엔 자고 밤엔 일을 해
주전자는 보글보글
자정이 지난 마루에 켜진 등
밝아지면 다시 일하고
잠은 줄고 휴가는 짧아져

외로움은 직업이야
무거운 가방을 들고 다니는 학교같은 직장
눈이 없는데 눈물은 흘리는 지
또 눈은 뜨고 사는지
평생 커피잔 주위를 맴돌다
나비가 되는 꿈을 꿔

빨간 차이나 드레스
갸냘픈 팔과 다리
무거운 어깨위에
사알짝 앉았다 날아갈게

손끝은 생각의 끝이라
내가 끝나는 곳
끝없이 흔적을 남기지
살아가기 위해서는
일을 해야하고
뭘 사야해

무엇이 삶인지 가르쳐줘
밤새 걸어 나간 영혼
배고프지 않아도 생각은 하지
조용히 남겨진 침대옆 빈자리

아버지가 가르쳐 주지 못한 진실
어머니가 찾지 못한 행복
여전히 꾸물거리는 생각

-영화 비기너스를(Beginners) 보고 쓴 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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