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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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봄

박인섭 0 1354
울고 있는 겨울! 벼랑끝에 세운 잔인한 봄!
그저 밉상!

애써 뜨거운 울분, 터질 것 같은 가슴앓이, 그 모든 사랑 아픔!
겨울 그 순백의 상아 가루로 덧입혀 치유한 불치의 감성이
한 여름 던져 놓은 연못 돌팔매 여울처럼 내 발아래 와 있으니

얼음 강아 녹지 말아!
겨울 산아 푸르르지 말아!
늘 한결 같다는 것이 가장 믿을 수 있다 하지 않았니?

믿을 수 있는 겨울아!
노란 얼굴로 푸른 머리결을 날리는 차지도 덥지도 않는
우유부단한 봄 앞에 끝내 너의 자리를 내어 줄꺼니?

좀 더 머물러
내 붉그락한 얼굴을 여전히 냉소의 철면으로 머무르게 할 수 없겠니?

강아지 품고 역무원을 피해 개찰하는 여인의 조급함이
품지 않은 가슴에 강아지 같이 허용할 수 없는 그리움으로
그 그리움이 싫어 비틀거리는 과거로 살고 싶지 않구나.

이런 밉상의 날
5층의 지하에서 형광등 아래 비타민 D를 쬐고 있는 행복이라니
하루에 한번 고개 숙인 머리 끝에 매달린 해
자외선을 피해야 하는 흡혈 변종

해가 맑은 밤
무거운 구두를 절름거리는 발로 끌고 걷다
낮은 동산에 떠나는 한 줄 눈물의 겨울을 보고 있노라니
꼭 꼭 가둔 이중의 너와 내가 거울 앞에 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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