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주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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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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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주막

이종화 0 1134
가을 주막


계절을 떠돌던 바람,
길모퉁이 돌아서 또 가을이네

올드보이들의 거친 언사들,
색 바랜 무용담에 강 건너는
아직도 불면의 초소,
아, 무심한 세월에 흐트러진
지난날의 술잔들이여..

신에게 영혼을 의지하기엔
아직 이른 나이, 생각 없는
비웃음과 부르다만 망각의 노래,
잠시 마주 보며, 시차를
극복하지 못한 담배연기들.

오랜 친구란, 어쩌면 어느
가을 하늘에 난무하던 서툰 노래,
돌아서면 다시 낯선 발자국 소리,
언젠가는 미지의 길에서
궤도를 이탈하고픈 무명의 별로..
먼 훗날, 서로 구름 되어 부딪쳐도
아쉬울 일은 없으리

지나친 파문의 구심은, 언제나
그런대로 좋았던 일 순간일 뿐


(...부딪치면 반갑고, 비우면 허전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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