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둘, 삶은 흐르는 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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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둘, 삶은 흐르는 그림이다.

김희달 0 1041
하나, 둘, 삶은 흐르는 그림이다.

김희달

큰 붓으로 그리고 싶다.
만 가지 색깔이 가득한
물감을 듬뿍 담아
온 몸으로 흔들어 보이련다.

말하려는 그림은 단어로 살아나지 않고,
감수성은 불꽃이 튀지 않는다.

원래 질문은 없었고,
완성은 시작에 있었다.

시작이라는 그 생각에
붓은 길을 잃고
펜은 잉크를 잃었을 뿐,

영감이란 흘러가는 생명.
원래 의식은 없었다.
혼자처럼 느껴
속이 텅빈 껍데기처럼 느낄뿐.

몸을 가눌 수 없다.
혼자 시작한 건 아닌데
혼자 망가져 간다.

손하나 까딱,
숨하나 들이킬 수 없는
물방울, 흙으로 말이다.

내 힘으로 산다는 건
스스로 무덤을 찾는 일,

술 한병, 시 한점
숨 하나, 뜬 구름.
더듬더듬 더듬어서
편안하게 누으련다.

둘에 머물고 싶다.
커피에 의존하고
술에 의존하고
분위기에 의존하고

바둥거리고 꿈틀거려
서서히 멈추려는 시계...
삶은 어지러울 정도로 살아 있다.

눈을 뜨라고 붉게 흘러내리는 생명.
그 붉은 바다속에 갇힌 푸른 하늘.
짙은 그림 속에 빛이 있다.

이해하려고 보고, 또 바라 본다.
순간을 느끼고, 살아있는
너와 나를 느끼게...

숨길 수 없는 마음들은
한 장 한 장 그림이 되어
움직이는 순간들을 붙잡는다.

자연과 본성은 그렇게 닮아간다.
자유로워지는 단어들은
만화속 말풍선이 되어 현실이 된다.

감탄은 숨이다.
살아있다는 증거.
탄성은 기쁨이다.
너와 나의 숨소리.

눈, 바람, 비가
지나간 뒤의 태양
그 아래 그려지는
따스한 두 그림자.

하나, 둘, 삶은 흐르는 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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