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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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비

[가을비]

가을이 되어도 한낮에는 햇살이 따갑다. 여름의 버릇인지 아직 햇살이 뜨거우면 무조건 그늘부터 찾는데 마치 철모르고 편한 것만 찾는다고 나무라듯 갑자기 비가 내린다. 초가을엔 아직도 날씨가 변덕스럽다.  

그래도 계절이 바뀌었다고 가을비는 왠지 모르게 아프다. 아마 촉촉하고 포근한 봄비와 달리 아침저녁 선선한 바람이 부는데 비까지 내리면 찹기도 찹지만, 살갗이 벗겨진 상처에 물이 닿은 것처럼 왠지 모를 허전함이 저미어 온다.

가을이 되어도 뒤늦게 맺은 열매들은 아직 알이 작은데 가을 햇살은 따갑기만 할 뿐 열매를 더 키우지 못하고 가을비도 더 이상 젖줄이 되지 않으니 제대로 크지도 못하고 작은 그 상태로 색깔만 빨갛게 여물어간다.

풍요의 계절 가을에 열매의 생육에 별 도움도 되지 않으면서 가을비는 왜 내려 사람을 흔드는지. 안 그래도 식어버린 가슴이 비에 젖으면 사람 몸만 상하게 될 것인데 그렇게 소슬 소슬 울어대면 어쩌자는 것인지. 보잘것없는 몸 보다 고독한 영혼이 상할까 두려워, 나이 든 후로는 가을비를 맞지 않고 창문도 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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