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롯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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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롯길

[소롯길] 

세상엔 넓고 긴 많은 길들이 있지만 가을 길은 모두 소롯길이다. 젊은 날 제아무리 큰 세상 큰 길에서 멋지고 화려하게 살았어도, 고도가 꺾이고 전성기 같은 여름을 지나면 낙엽이 우수수 떨어지는 가을 소롯길을 걷게 된다. 

가을이 되어 화려하던 꽃이 다 지고 열매마저 떨어지고 나면 그나마 남아있던 나뭇잎도 화려하고 생동감 넘치는 원색이 빠지면서 수수하게 변하여 찬바람이 불면 낙엽들이 길 위로 떨어지기 시작하여 겨울 되면 대부분 다 떨어진다.    

다들 자신의 나뭇잎은 화려했노라 최고였다고 소리치지만, 한 때 아름답지 않았던 나뭇잎이 어디 있으랴! 어떤 나뭇잎이라도 떨어지면 전부 길거리에 떨어져 쌓였다가 쓸쓸하게 바람에 날려가거나 빗자루에 쓸려 어딘지 모를 곳으로 사라진다. 

그토록 아름답던 젊은 날의 사랑도 모두 낙엽이 되고, 그토록 미워하고 증오하던 기억도 낙엽처럼 색이 빠지고, 순간순간의 기쁨과 슬픔, 모두를 떠나보낸 후의 암울한 고독과 가슴 찢는 고통, 그 모든 것이 전부 낙엽이 되어 소롯길에 떨어진다. 

벌써 겨울이 깊어 가는지 두툼하게 입은 오리털 파카 속이 왠지 허전한데 출근길 아파트 도로 위에 낙엽이 쇳소리를 내며 굴러다니니 바람 소리가 평소보다 더 스산하다. 우리 아파트 정원 옆 늙은 나무 아래엔 아직도 낙엽이 떨어져 쌓이고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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