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배기] 

우리 사무실 직원들이 자주 이용하는 식당 메뉴에 돌솥밥이 있다. 영양오리돌솥밥인데 일반 요리보다 2,000원 정도 비싸다. 우리 회사는 인사이동이 잦아 매년 타지에서 오는 사람들이 많은데 새로 발령받아 온 사람의 식성을 몰라도 그 집에 데려가서 실패한 적은 없다. 

사람에 따라 식성이 다 다르고 나이 대에 따라 또 다르고 남녀에 따라 다르고 날씨에 따라서도 달라질 수 있어 다양한 사람들의 식성을 다 만족시키기는 쉽지 않다. 최근 물가가 많이 올랐지만 10,000원 언저리에서 가성비까지 만족시키기란 정말 쉽지 않다. 

그럼에도 그 메뉴가 다른 메뉴들과 달리 다양한 사람들을 모두 만족시키는 것은 토속적인 다양한 반찬도 있지만 밥을 돌솥에다 조리해 준다는 데 있다. 무겁고 위험할 수도 있겠지만 밥맛이 가마솥에다 한 것처럼 찰지고 거기다 밤 대추 같은 영양 잡곡까지 들어있다. 

밥을 받으면 먼저 밥을 밥그릇에 떠놓은 후 뚝배기에 물을 붓는데 그러면 구수한 냄새가 나면서 누룽지탕이 만들어진다. 밥을 먹은 후 구수한 누룽지까지 먹게 되니 나이 드신 분들은 매우 흡족해하고 젊은 사람들도 가끔 자기들끼리 찾아갈 정도다. 

돌솥밥의 솥은 돌로 만들기도 하지만 원래 뚝배기는 붉은 진흙으로 도자기처럼 구워서 만들어지기에 냄비처럼 빨리 끓지 않지만 오래 끓이면 깊은 맛을 낼 수 있고, 일단 뜨거워진 뒤에는 쉽게 식지 않는다. 올겨울에는 세파에 쉽게 흔들리지 않는 깊고 구수한 마음의 뚝배기 같은 사람과 묵은지 고등어찌게가 나오는 정갈한 된장찌개 한 뚝배기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