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별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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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별인사

[작별인사] 

겨울이 힘든 생명들도 많겠지만, 우리나라의 겨울은 겨울답게, 가끔 눈도 좀 내리고 얼음도 좀 얼어야 세상이 잘 돌아간다. 눈이 내려야 젊은 청춘들이 썰매도 타고 스케이트도 타면서 추억을 쌓고, 겨울 장사로 먹고사는 사람들도 한 숨 돌리고, 우리같이 나이 든 사람들은 추억이나마 되새겨 본다. 

또한, 우리나라엔 겨울이 추워야 제대로 된 맛이 나는 것들이 있으니, 동치미는 겨울이 추워야 제대로 된 맛이 들고, 시금치 같은 다양한 식물들은 겨울이 추울수록 단맛이 들고, 봄 되면 피어날 꽃들도 추울수록 그 색이 또렷해진다. 그것은 우리 사람도 같아서, 다양한 실수와 시련을 통해서 사람이 더 단단해지고 나이테가 진하게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런데 요즘은 겨울이 너무 따뜻하다 보니, 꽃이나 과실수들이 휴면에서 너무 일찍 깨어나 내한성이 떨어지고, 각종 병충해마저 극성을 부리니 과수농가들도 적응하기가 쉽지 않다.  그렇게 계절조차 제대로 맺고 끊지를 못하니, 여름이면 사라져야 할 바이러스조차 계절을 모르고 아직도 날뛴다. 

그나마 올해는 제대로 된 겨울이 다시 돌아와, 마지막까지 차가운 겨울 맛을 조금씩 보여주니 병충해도 조금은 줄었을 것이고, 시금치 같은 농작물도 달달하게 맛이 들었을 것 같다. 올 겨울 동장군이 당당하게 제 역할을 하였으니, 올봄에는 동장군 그대가 몰고 온 작은 생명들을 모두 데리고 일사불란하게 멋지게 퇴장해 주기를 이 작별인사로 갈음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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