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인의 별
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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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0 06:48
쥐구멍에도 볕 들 날이 있다는 속담이 있다. 정말 그 말이 맞는 것이 지구는 돌고 돌고, 해는 한 곳만 비추지 않고 세상 어디든 골고루 차별 없이 비춘다. 위도 차에 따라 조금씩 다른 것은 차별이 아니라 그냥 차이라 해야 할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바위 밑이나 지하에는 햇빛이 비치지 않는다고 말할지 모르나, 세상은 빛과 어둠이 공존하고 있고, 편안한 휴식을 위해서라도 빛은 어둠의 공간을 빼앗지 않고 바람으로 온기를 넣어주기도 하고, 언제든 나와서 볼 수 있게 빛을 개방해 두고 있다.
세상은 참으로 오묘한 것이, 생존에 반드시 필요한 것은 그 누구의 독점도 허락하지 않고, 오히려 권세를 많이 갖고 있거나 재물이 많은 사람일수록 가장 평범하고 흔한 것을 누리기 위해서는 더 큰 비용을 치르게 하고 있다.
우리 같은 서민들이야 언제든, 일당 10-20만 원만 포기한다면 산과 들로 가서 햇빛과 맑은 공기를 마음껏 마실 수 있겠지만, 재벌들은 하루를 쉬려면 수 천만 원의 기회비용을 들여야 갈 수 있고, 그마저 빽빽한 일정과 약속에 쉽지가 않다.
우리가 어디서 무엇을 하든 아침이면 해가 뜨고 밤 되면 별이 뜬다. 우주의 주인공 해와 별은 언제나, 아무 거리낌 없는 우리의 앞길을 먼저 비추고, 별은 가난한 우리에게 더 큰 희망으로 다가온다. 그리고 정말로, 쇠똥구리는 어둠 속에서 별을 보며 길을 찾아 똥을 굴리며 집으로 돌아간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