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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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1 06:23
겨우내 꽁꽁 얼어있던 생명들에게 봄비는 생명수와 같다. 겨울엔 추위도 추위지만, 가물기도 하기에 대부분의 생명들이 목이 마른 상태고, 거기다 땅속에는 바람이 안 통하므로 땅속의 생명들은 봄이 시작되어도 얼어 있는 것들이 많다.
그래서 봄비가 내리면, 땅 위의 생명들은 전부 목을 축이고 남은 물은 골고루 땅속으로 스며들어 따스한 봄기운을 전달하여 땅속을 녹이고, 얼어있던 생명들의 몸을 촉촉하게 녹여 생기가 돌게 한다.
또한 봄비는 메마른 땅 위를 덮고 있는 황사와 미세먼지 같은 것들을 전부 씻겨 내려, 겨우내 부스스하게 있던 자연을 깨끗하게 씻겨주기도 한다. 그래서 봄비가 내린 다음날엔 세상이 아이처럼 해맑고 아름답게 변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요즘 내리는 비는 우산이 번거롭더라도 반갑게 맞이해야 한다. 봄비는 겨울 동안의 고난을 이겨낸 우리들에게 내리는 자연의 선물이니, 그로 인해 세상의 모든 생명들이 신비로운 태동을 시작할 것이다.
봄비로 인해 생명이 다시 태어나고, 자연이 맑아지고 아름답게 변하는 것은 대자연의 순리라 할 것이니, 제아무리 독한 바이러스라 할지라도 봄비 몇 번 내리면 미세먼지와 함께 씻겨 사라질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