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귀한 요리
동안
0
24
03.28 06:26
사람의 입맛은 자주 변한다. 그렇다면, 사람의 입맛이 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나는 제일 중요한 요인은, 그 사람의 몸이라 생각한다. 흔히들 나이 먹으면 입맛이 바뀐다는데 그것도 아마 그 사람의 몸이 변했기 때문일 것이다.
닭을 두고 생각해보면, 아이 때는 닭가슴살 같은 살코기를 좋아했는데 사람이 나이가 들수록 닭다리나 날개, 심지어 껍질까지 좋아하게 된다. 그것은 성장기 몸이 단백질을 많이 필요로 하기에 자연스레 단백질 부위를 찾게 되는 것 아닐까 생각한다.
이후 사람이 나이를 먹어 성장이 정체되면 몸의 필요성보다 음심의 맛을 더 중시하기에 적당히 비계가 있는 부위를 찾게 되는 것일 것이다. 그런데 그 음식의 맛이라는 것도 사실 눈과 코를 막고 먹으면 그 맛은 큰 차이가 없다.
그 비싸다는 송로버섯이나 상어지느러미 같은 것들도 눈과 코를 막고 먹으면 평범한 라면보다 못할 수도 있다. 그래서 맛이라는 것은 어쩌면 시각적 아름다움과 코를 자극하는 향기, 장소의 분위기, 재료의 희귀성, 누가, 왜 했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할 것이다.
몇 해 전 어느 날 제 방청소도 제대로 안하던 딸이 김치볶음밥을 해 주겠다며 주방에서 난리법석을 떨기에 고맙게 맛있게 먹어준 적이 있다. 그러고 나서 집사람과 함께 반나절 정도 밖에 나갔다 왔는데 딸이 참기름을 얼마나 뿌렸는지 그때까지도 참기름향이 고소하게 집안을 맴돌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