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처럼
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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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3 05:50
사람이 나이가 들면 아이가 된다 했던가? 그 말이 정말일까 아니면 희망사항일까? 사람이 나이 들면 결코 아이가 될 수 없으니 그것은 희망사항에 불과하리라. 어떤 사람은, 내가 그 말의 진정한 말뜻을 몰라서 하는 말이라 핀잔 줄 수 있겠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물론 나도 그 말이 육체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안다. 아마 그 말은, 나이가 들면 아이들처럼 잘 삐지고 단순해진다는 뜻이겠지만, 내가 나이가 들고 나이 든 사람을 상대하다 보니 그 정도에서 그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느낀다.
아이들은 사고가 유연하고 다른 사람의 말을 들을 줄은 아는데, 나이를 먹으면 자신의 경험으로 축적된 지식이 있기에 그 한계를 벗어난 생각을 배척하고, 다른 사람의 말도 중간에 끊어버리고 잘 들으려 하지 않는다.
아이들은 화난 일이나 질투도 금방 잊어버리거나 성장의 동기가 되기도 하는데, 나이를 먹으면 화를 참지 못해 소리를 지르거나, 꽁하며 잊지 않고 되새김질까지 하면서 자신뿐 아니라 주변을 삭막하게 만든다.
사람이 나이를 먹으면 모세혈관이 막히면서 손발이 차지고 몸이 막혀 병이 생기고 시야가 좁아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할지라도, 마음은, 마음만이라도 아이처럼 부드러워지고 아이처럼 해맑게 웃을 수 없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