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형
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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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31 07:01
다들 비슷하다 말하겠지만, 나는 사실 어릴 때 좀 순진했다. 그때는 덩치도 작은 편이었고, 공부 외에는 다른 쪽으로 눈을 돌리지 못했었다. 가끔 만화와 무협 소설을 즐기곤 했었는데, 한 번 만화방에 가면 몇 시간씩 죽치기도 했었다.
내가 좋아하는 만화는 구영탄 만화다. 구영탄의 최근 만화는 좀 극단적으로 변했지만, 예전에는 박은하란 여자에 대한 순수한 사랑과 친구들과의 의리 등, 인간미 넘치는 순수한 내용의 만화들이 많았다.
요즘은 운동하고 글 쓰느라 시간이 아까워 만화방에 잘 못 가지만,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가끔씩 만화방에서 몇 시간 만화를 보곤 했었다. 요즘 만화방이 카페처럼 시설이 좋은 곳도 있다지만, 대부분 칙칙할 뿐 아니라 손님도 중년의 아저씨들밖에 없다.
내가 젊은 날 만화를 보다 문득, 내가 커서 결혼할 여자는, 나랑 함께 만화방에 와서 만화를 보면서 즐겁게 웃을 수 있는 사람이면 좋겠다, 라는 생각을 했었다. 참 순진한 생각이지만, 당시엔 그 하나로 여성의 순수한 성격을 판단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었던 것이다.
나는 누나 동생들과 만화를 보면서 성장해 왔고, 캔디 같은 순정만화도 좀 봤는데, 그런 만화를 보면서 꿈과 감성을 키운 사람이라면 나쁜 사람은 드물 것이라 생각한다. 집사람에게 몇 번 거절당했지만, 이번에는 이 글을 보여주며 사정을 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