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비단속 은빛 작은칼

홈 > 커뮤니티 > 감동글 모음
감동글 모음
 
감명깊게 읽은 글을 올려주세요. 퍼온글은 꼭 출처명시!!
플래시파일 (swf) 금지합니다. 올려도 재생안됩니다. 유튜브 영상으로 링크만 걸어주십시오.

하얀 비단속 은빛 작은칼

[하얀 비단 속 은빛 작은 칼] 

누구나 다 그렇겠지만 나는 학창시절 몸은 왜소해도 엄청난 자신감으로 충만해 있었기에 대학교 이곳저곳을 다 돌아다니며 활동을 했었고, 수업이 없을 땐 학교 동아리 이곳저곳을 다 기웃거리며 많을 것을 해 보았다. 

어느 날 제법 인원이 많던 한 동아리에서 책을 펴니 책 안에 예쁜 쪽지 하나가 있었다. 쪽지를 펴보니, 제법 예쁜 글씨로 “하얀 비단 속 은빛 작은 칼”이라 되어 있다. 내용도 없고 글쓴이도 없이 그냥 그 한 구절만 적혀 있었다. 

당시 나는 세상 물정도 모르고 제대로 사랑도 못 해 본 햇병아리 1학년이었으니, 그것이 무슨 뜻인지 몇 날 며칠을 고민해 봐도 답이 없었다. 그래서 그냥 접어두고 지냈는데 그게 머릿속에 남아 있었는지, 졸업하고 한참 후에야 떠오른다.

그때는 내가 사랑도 해보고 어느 정도 세상 물정을 알게 되었는지 그 문장이 은장도를 뜻하며, 나에 대한 누군가의 프러포즈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내 오판일 수도 있겠지만, 이 글을 통해 그 사람에게 말한다. 

나를 이렇게 오랫동안 고민하고 궁금하게 만들었으니, 이제라도 나타나 밥이라도 한 끼 사야 하지 않을까? 아니. 평생 가슴에 간직할 추억과 글의 소재를 만들어준 그녀에게 내가 술이라도 한잔 사야겠지. 
0 Comments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