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 들기 좋은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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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 들기 좋은 날

[감기 들기 좋은 날] 

감기는 날이 춥다고 해서 걸리는 것이 아니라 큰 일교차에 몸이 적응을 잘 못할 때 많이 걸린다. 내가 몸이 건강한 편인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감기에 걸리지 않은 것이 벌써 10년 정도 되어 가는 것 같다. 

요즘은 코로나로 인해 사람들이 감기에 잘 안 걸린다. 독감보다도 더 센 놈이 기승을 부리니 웬만한 감기는 명함도 못 내미는 상황이 된 것 같다. 그래도 날이 갑자기 추워지면 감기가 또 퍼질 수도 있고 코로나까지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될지 예측할 수 없어 노약자들이 걱정이다.

오늘은 평소보다 날이 부쩍 추워졌다. 그래서 잠바를 하나 더 걸쳤는데도 밖으로 나서니 좀 춥다. 오늘따라 바람도 조금 세졌는지 둥글게 말린 활엽수 나뭇잎들이 쇳소리를 내면서 굴러다니며 가을을 스산하게 만든다. 

추위를 유난히 많이 타는 사람이 있었다. 나는 젊은 날 가을에도 반팔만 입고 학교 잔디밭에서 잠을 잘 정도로 추위를 안 탔기에 내가 그녀를 위해 해 줄 수 있는 것은 내 잠바를 벗어 그녀에게 덮어주는 것. 그 하나만으로도 우린 행복했다. 

앞으로 날이 얼마나 더 추워질지 모르겠지만 내가 아는 모든 사람들이 감기에 걸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다들 흔하디흔한 오리털 파카로 중무장하더라도 누군가는 내 싸구려 잠바의 따스함을 기억해 줬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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