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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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로

[해로] 

얼마 전 미국 플로리다의 붕괴된 아파트 잔해에서 59년 해로한 노부부가 나란히 침대에 누워 발견되었다고 한다. 아들의 말에 따르면 아버지는 계란 후라이도 못하고 어머니는 각종 요금 내는 법을 모른다고 하시면서 서로 따라 죽을 것이라 말을 했었다고 한다. 

갑작스런 참사에 두 분 다 고인이 되신 것은 안타깝지만, 신문 기사에 함께 올라온 이전에 찍은 사진 속에서 함께 다정히 어깨동무한 모습을 보면 아마 그분들이 진정한 해로를 하신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해로란 부부가 한평생 함께하며 늙는다는 것인데 완전한 의미의 해로의 비율이 10%도 되기 어려울 것이다. 평생을 함께한다는 것은 상대의 모든 것을 이해하고 배려하면서 상대의 건강까지도 세심히 챙긴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아무리 금실이 좋고 사이가 좋아도 한사람이 먼저 죽으면 해로라 보기 어렵다. 상대의 건강까지 어떻게 책임지냐고 말할지 모르지만 내 아는 친구는 아내가 아프자 집안일을 도맡아 하면서 마사지도 해주고 세심하게 신경 써주는 것이었다. 

젊은 사람들이 손을 잡고 다정하게 걷는 것을 보면 단지 청춘이 부러울 뿐이지만 노인들이 다정히 손을 잡고 걷는 것을 보면 아름답게 느껴지기까지 한다. 낙엽이 떨어지는 쓸쓸한 가로수 길을 한 사람과 끝까지 함께 걸어간다는 것은 정말 아름다운 일이다.  

아름다운 동행 길에 간간이 낙엽은 밟히지만 낙엽 떨어지는 소리를 듣지 못하는 것은 귀가 먹어서라기보다는 떨어지는 낙엽에 마음을 두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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