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매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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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는 시 올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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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매차

지수기 0 772
강진매차(康津梅茶)


아무리 추워도 향기를 내어주지 않던 네게서 오늘은
초록 향기가 난다
내 입술에 내려앉은 너로 내 가슴이 다 젖는다.
혀끝에 감도는 달큰하고 은은한 몽환
눈 내리는 날
다시 만난 너는 이미 내가 알아온 네가 아니다.
외로운 다산의 어두운 삶을 걷어내고 그가 걷던 길에서
만나는 맑은 약천.
어느새 가슴 깊이 들어와, 나의 숨소리까지 세는 너는
드물게 아름다운 기쁨이라.
고요히 순백의 평온으로 다조 앞에 선 육과 혼처럼
넌 떨리는 내 가슴 속에 있다.
넌 나이고 난 너인, 보이고 들리는 일체의 무념.
찻잔 속에서 되살아나는 어린 꽃잎들
모진 세상살이 끝내고 고결한 마음 전하는
신명난 너의 신고식

*다산:정약용의 호. 약천:다산초당뒤뜰의 약수. 다조:차 달이던 청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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