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우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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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는 시 올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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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우초

지수기 0 679
망우초

여름 들판, 소복 입은 너를
데려오는 길에 사람들이 모두 입을 댄다.

몰락한 집 뜰에 제일 먼저 피는 꽃이 ‘망우초’라.
들판에는 꽃잎이 날고, 향기는 지천인데
어찌 그리 볼품없고 초라한 너를 데려 오냐고.

이름만 믿고 함부로 말하는 사람들
행여,
망우초가 들을세라 가슴에다 품었다.

망우초는 안다.
몰락한 집에 사는 사람은 상처가 많아서
아픈 곳 마다 자신을 짓이겨 바르고
다시 벌떡 일어서라고
일어서서 당당하고 건강하게 잘 살아내라고

사람들은 모른다.
제일 먼저 찾아가 제 한 몸 온통 던져
스스로 선약이 되려는 그의 마음을.
너무 낮고 작아서 그가 보내는
어여쁜 사랑을, 사람들은 정말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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