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판 / 김호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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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는 시 올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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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면 0 606
메뉴판 / 김호삼

 

 

비는 기억을 담고

배반하듯 비 오는 날은 식욕이 돈다

달고 맵고 고소하고 시고

내겐 선택이 없다 오직 짠 비 전문점

너는 떠났으므로 내 메뉴판에 없다

내게 사랑은 폐허에 버려진 먼 단어

사랑을 잃고 슬픔의 주인이 된 나는

몇 가닥 비를 넣고 슬픔을 요리한다

그리워하다 그리워만 하다 가는 길

하얀 웃음꽃 한 송이 피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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