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 김호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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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는 시 올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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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 김호삼

살다보면 0 578
9월 / 김호삼

 

 

초분草墳에서 유골 거두듯 호명하면

접어둔 수첩에서 그리운 영혼 하나둘 걸어 나와

무럭무럭 새롭게 살아가는 달

그리운 사람 애틋하게 만나 웃음은 대보름 되고

실컷 울어 꽃잎마다 가지마다

퉁퉁 붉어진 영혼 알알이 박히는 달

살아 돌아온 영혼이 드리는 감사 기도로

마음 겸허하다

누구는 코스모스 되고 누구는 구절초 되고

당당히 한 자리씩 꿰차고 살아가는 달

9월은 살아 돌아온 사람이 꾸며놓은 성찬

누구든 부르면 가을 하늘처럼 가슴 시리다

그들의 시린 말씀으로 세상이 숙연하다

 

9월은 죽은 이들 돌아와 다시 살아가는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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