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재(不在)에 대한 사유(思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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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재(不在)에 대한 사유(思惟)

허명/허광빈 0 722
부재(不在)에 대한 사유(思惟)
 

                                    許 明/허광빈
 

여름은 가을을 부르며
피안(彼岸)을 향하는 것이다
 

존재들의 가벼운 울음소리
별빛 이슬로 덮은 숲에서부터
독백처럼 외마디를 토해 내면
달빛은 그리움 거느리고
부재(不在)의 창살을 넘어
음(音) 바랜 피아노 선율을 조율하며
쓸쓸한 음영이 건반을 고른다
 

그 집에 존재의 꽃은 지고
세월의 문 앞에서
마음 밖의 모든 것은
끈적이며 비로 내리는 밤
가슴에 긴 여울 지날 때
물길은 소리 내어 울었다
 

막내 홀로 가시는 길목에서
어머니 뒷모습에 눈물이 고이면
가슴 곁에 서성이며 흐느끼고
아버지 이마 주름능선
아흔 셋 구비진 가시밭길에
초롱꽃 지던 날
아버지는 노을 따라 가셨다
 

임진강변 낙엽이 지던 날
가슴을 동여맨 그리움이여!
곁에 계실 것만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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