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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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는 시 올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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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바람

곽문환 0 196
속 깊이 숲을 헤치고 정적 속으로
몸부림치며 비틀거리는 골목으로
밀어닥치는 바람
마침내 관악에 북악으로 휘돌아
섬뜩이는 빛 가장 예리한 바람 속에 금시라도 울부짖는
소리

나는 그 말을 보았다
짙은 회색빛 거대한 말 말들이 밀어닥치는 소리를
세종로에서 청계천으로
심연을 흔들어 울부짖는 바람을 보았다

그곳에 그놈들은 비틀거리면서 서 있었다
아직 입으로 혀 낼름거리는
비명소리를 나는 아직 듣고 있다
잠재워 줄 어머니의 울음소리와
쉘리의 애조 띤 말을 녹이려
말 바람이 3월의 산하를 잠재우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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