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서소문 공원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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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는 시 올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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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서소문 공원에는

곽문환 0 253
노숙자의 방화로 불타버린 약현성당 맞은편 서소문 공
원에 관계 없는 서커스는 매일 강렬힌 욕망을 핥으며
행진한다
서로 다른 시간 뒤바뀌면 어느날 문산을 지나 개성으
로 갈 수 있다던 철길 담벼락에 아직 숨을 쉬고 있을
죽을 수 없는 자의 수의들이 비에 잦어 소리 없는 살
풀이를 한다 매일 새벽 뭇사내들 집을 향하여 떠나지만
비탈길 모래언덕은 그놈의 속임수에 깨끗하고 맑은
해가 뜬다는 동해 정동진을 그리워하며 무작정 청량리
를 향하여 간다

못난 사내 오이디프스여
오늘은 잔디밭에 쌀막걸리 뿌리며 순한 네
영혼을 위하여 입맞춤을
어우러져 외쳐부르지만 아침을 여는 집에 모두 모두
몸살 앓고 누워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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