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작(獨酌)
김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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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20 13:05
독작(獨酌) : 류근
헤어질 때
다시 만날 것을 믿는 사람은
진실로 사랑한 사람이 아니다
헤어질 때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는 사람은
진실로 작별과
작별한 사람이 아니다
진실로 사랑한 사람과 작별할 때에는
가서 다시는 돌아오지 말라고
이승과 내생을 다 깨워서
불러도 돌아보지 않을 사랑을 살아가라고
눈감고 독하게 버림받는 것이다
단숨에 결별을 이룩해주는 것이다
그러므로 사람아
다시는 내 목숨 안에 돌아오지 말아라
혼자 피는 꽃이
온 나무를 다 불지르고 운다.
첫사랑/류근
그대를 처음 보았을 때
내 삶은 방금 첫 꽃송이를 터뜨린
목련나무 같은 것이었다.
아무렇게나 벗어놓아도 음악이 되는
황금의 시냇물 같은 것이었다.
그러나 내가 푸른 나비처럼 겁먹고/ 은사시나무 잎사귀 사이에 눈을 파묻었을 때
내 안에 이미 당도해 있는
새벽안개 같은 음성을
나는 들었다.
그 안개 속으로
섬세한 악기처럼 떨며
내 삶의 비늘 하나가 떨어져 내렸다.
그리고 곧 날이 저물었다.
처음 세상에 온 별 하나가
그날 밤 가득 내 눈썹 한 끝에
어린 꽃나무를 데려다 주었다.
날마다 그 꽃나무들 위에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헤어질 때
다시 만날 것을 믿는 사람은
진실로 사랑한 사람이 아니다
헤어질 때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는 사람은
진실로 작별과
작별한 사람이 아니다
진실로 사랑한 사람과 작별할 때에는
가서 다시는 돌아오지 말라고
이승과 내생을 다 깨워서
불러도 돌아보지 않을 사랑을 살아가라고
눈감고 독하게 버림받는 것이다
단숨에 결별을 이룩해주는 것이다
그러므로 사람아
다시는 내 목숨 안에 돌아오지 말아라
혼자 피는 꽃이
온 나무를 다 불지르고 운다.
첫사랑/류근
그대를 처음 보았을 때
내 삶은 방금 첫 꽃송이를 터뜨린
목련나무 같은 것이었다.
아무렇게나 벗어놓아도 음악이 되는
황금의 시냇물 같은 것이었다.
그러나 내가 푸른 나비처럼 겁먹고/ 은사시나무 잎사귀 사이에 눈을 파묻었을 때
내 안에 이미 당도해 있는
새벽안개 같은 음성을
나는 들었다.
그 안개 속으로
섬세한 악기처럼 떨며
내 삶의 비늘 하나가 떨어져 내렸다.
그리고 곧 날이 저물었다.
처음 세상에 온 별 하나가
그날 밤 가득 내 눈썹 한 끝에
어린 꽃나무를 데려다 주었다.
날마다 그 꽃나무들 위에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