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밥집 담멱 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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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는 시 올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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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밥집 담멱 아래

최영화 0 510
국밥집 담벽 아래


              이  성  복


겨울 오후 국밥집 먼지 않은
비닐 장판에 미끄러져 들어온
햇빛, 선팅한 유리 창살 격자를
죽은 듯이 눕혀놓는다 아침부터
테니스 치고 땀에 쩔어 들어온
국밥집, 오늘 하루도 멀건 국밥에
썰어놓은 대파같이 잘도 익었구나
소주 한 병에 여섯이 달라붙어,
구이집 마담의 무성한 거웃이나
재혼한 친구 마누라 탱탱한 궁뎅이
감탄하다가, 비틀거리며 국밥집
나올 때면 부끄러워라 국밥집 담벽
아래 바르르 떠는  참대나무 앞에서
그만, 얼굴 폭 가리고 울고 싶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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