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수아비와 반딧불이와 메뚜기 / 한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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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는 시 올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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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수아비와 반딧불이와 메뚜기 / 한향

허수아비와 반딧불이와 메뚜기 / 한향



내 고향 양평쌀은
허반메쌀

허수아비와
반딧불이와
메뚜기가
한데 모여 지은 삼합(三合)쌀

백 년 전
할아버지 할머니가 드신 쌀
백 년 후
할아버지 할머니도 같을 쌀

천 년 후에도
내 고향 양평은
오늘처럼

태양이 집집마다 잠을 깨우고
강물은 새들처럼 노래하고
달과 별은 어깨를 어루만져 주겠지

허수아비가 달밤 어울더울 춤추면
반딧불은 별들과 가까이 빛을 뽐내고
메뚜기는 아이처럼 뛰어놀겠지


 ​한향, 『아무르 강에 그리운 사랑 있네』 (문학의 전당, 2021)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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