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고백하는 시 모음> 정일근 시인의 '그대 내 손금이 될 때까지' 외
정연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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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109
2010.02.16 22:02
<사랑을 고백하는 시 모음> 정일근 시인의 '그대 내 손금이 될 때까지' 외
+ 그대 내 손금이 될 때까지
한 사람을 사랑하는 일이
꽃이 피었다 지는 슬픔보다도
나무들이 바람에 우는 아픔보다도
슬프고 아픈 일이지만
사랑하며 기다리는 것이
기다리며 눈물 훔치는 것이
내 사랑의 전부라 할지라도
그대를 사랑하는 일이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인지라
흐르는 눈물 손가락에 찍어
빈 손바닥 빼곡하게
뜨거운 그대 이름 적어 보느니
내 손금에 그대 이름 새겨질 때까지
그대 내 손금이 될 때까지
(정일근·시인, 1958-)
+ 지울 수 없는 얼굴
냉정한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얼음 같은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불같은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무심한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징그러운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아니야 부드러운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그윽한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따뜻한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내 영혼의 요람 같은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샘솟는 기쁨 같은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아니야 아니야
사랑하고 사랑하고 사랑하는 당신이라 썼다가
이 세상 지울 수 없는 얼굴이 있음을 알았습니다.
(고정희·시인, 1948-1991)
+ 네가 있어
너를 어찌 그립다고만 말할 수 있느냐
너는 햇빛 너는 향기 너는 물결 너는 초록
너는 새 움 너는 이슬 너는 꽃술 너는 바람
어떤 언어로도 너를 다 말할 순 없어
너는 봄비 너는 볕살 너는 이삭 너는 첫 눈
너는 붉음 너는 노랑 너는 연두 너는 보라
네가 있어 세상은 아름답고
네가 있어 세계 속에 이름 하나인 내가 있다
(이기철·시인, 1943-)
+ 사람찾기
둘러봐도 늘 없다
너무 가까이 내 안에 있음일까
이 우주 안에 너 살고 있음
나 분명 알아
내가 알고 있는 가장 높은 지식
너 찾다 눈감는 일
가장 아름다운 길
(신달자·시인, 1943-)
+ 복종
밥을 먹다가
바로 앞 당신 생각으로
밥알 몇 개를 흘렸답니다
왜 흘려요?
당신이 내게 물었지요
난 속으로 가만히 대답했답니다
당신이 주워 먹으라 하신다면 얼른
주워 먹으려구요.
(곽재구·시인, 1954-)
+ 별똥별
별똥별이 떨어지는 순간에
내가 너를 생각하는 줄
넌 모르지
떨어지는 별똥별을 바라보는 순간에
내가 너의 눈물을 생각하는 줄
넌 모르지
내가 너의 눈물이 되어 떨어지는 줄
넌 모르지
(정호승·시인, 1950-)
+ 그대 영혼의 살림집에
그대 영혼의 살림집에
아직 불기가 남아 있는지
그대의 아궁이와 굴뚝에
아직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는지
잡탕 찌개백반이며 꿀꿀이죽인
나의 사랑 한 사발을 들고서,
그대 아직 연명하고 계신지
그대 문간을 조심히 두드려봅니다.
(최승자·시인, 1952-)
+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 것은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 것은
당신의 가슴속에 들어가
살겠다는 것입니다
당신의 춥고 어두운 곳에
작은 불 하나를 켜고
당신을 사랑하겠다는 것입니다
내가 당신을 그리워하는 것은
이 한밤 지새도록
당신을 갖겠다는 것입니다
당신의 가난하고 약한 부분까지
내가 다 어루만져 주겠다는 것입니다
고독하고 외로운 내가
당신을 가짐으로써
즐겁고 환한 불이 되어
이 추운 세상 속에
가장 따뜻한 불길 하나
지피겠다는 것입니다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 것은
당신과 나의 사랑으로 인해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높은 세상을
우리 함께 보겠다는 것입니다.
(심성보·시인)
+ 너에게
왜 그대인지
왜 그대여야만 하는지
이 세상 사람들이 허락하지 않는다 해도
그대여야만 하는 이유가 내겐 있습니다
한 순간, 한 호흡 사이에도
언제나 그대가 있기 때문입니다
허공의 옆구리에 걸린 잎사귀 하나가
수백 번 몸 뒤척이는 그 순간에도
아침 햇살의 이른 방문에
부산을 떨며 떠나는 하루살이의 뒷모습에도
저미는 내 가슴을 뚫고 자라나는
선인장의 가시 끝자락에도
그대가 오도카니 자리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거대한 운명 같은 그대여
죽어서도 다시 살아도 지울 수 없는 사람아
그대가 없으면 나도 없습니다..
(김현태·시인, 1972-)
+ 너에게 무엇을 주랴
나는 가난하여
너에게 줄 것이 없다.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
나의 소유물이 아니므로
너에게 무엇을 주랴.
마음이야
바다를 모두 내어주고
마음이야
대지를 모두 주고 싶다만
너에게 줄 수 있는 유일한 것은
모두 주고 싶다는 마음뿐
그것이 설사 목숨이라도
어찌할 것인가.
주고 얻을 수만 있다면
내 마음을 모두 주고
너의 마음 한 조각만 얻고 싶다.
(김용화·시인)
+ 얼마나 사랑하는지 모릅니다
내가 얼마나
당신을 사랑하는지
당신은 알지 못합니다
너무나도 사랑하기에
사랑한다 말하기도 버거워
입을 굳게 닫을수록
내 마음은 더욱 또렷하게
당신을 사랑한다며
쿵쿵 뛰는 것을 멈추지 않아요
아! 나는 숨길 수 없습니다
당신을 향한 눈빛과 미소
그리고
불타는 이 가슴을 숨길 길이 없네요
내가 얼마나
당신을 사랑하는지
당신은 몰라도 됩니다
밤하늘에 뜨는 별과 달
낮이면 더욱 선명한 태양과 구름
그리고 나의 하나님이 알고 있으니까요
그래도 나는 당신에게
사랑한다고 말할 겁니다
세상이 다 안다 하여도
당신에게 말하고픈 가장 소중한
나의 진실이기 때문입니다
나 당신을 사랑합니다
(정유찬·시인)
+ 그대를 그리는 내 마음의 지도
내 마음에도 지도가 있다
그대를 그리는 파란 빛깔의 지도가 있다
그리움의 바다와
목마름의 육지를 가진
내 마음의 지도
내 마음 안에서
하루하루 커가는 사랑의 기쁨
나날이 확실해가는 그대의 그림자
거룩한 한 생애를 위하여
나는 사랑해야만 한다 슬프지만
그대에게서 달아날 수 없다
해바라기가 해를 맴돌듯 그렇게
그대를 향해 달려가야 한다 슬프지만
운명의 옷을 벗을 수 없다
내 마음 안에도 지도가 있다
오늘도 그대의 그리움으로 커가는
파란 빛깔의 슬픈 지도가 있다
(윤수천·아동문학가, 1942-)
+ 사랑
서울 어느 뒷골목
번지 없는 주소엔들 어떠랴,
조그만 방이나 하나 얻고
순아 우리 단둘이 살자.
숨바꼭질하던
어린 적 그때와 같이
아무도 모르게
꼬옹꽁 숨어 산들 어떠랴,
순아 우리 단둘이 살자.
단 한 사람
찾아 주는 이 없은들 어떠랴,
낮에는 햇빛이
밤에는 달빛이
가난한 우리 들창을 비춰 줄 게다,
순아 우리 단둘이 살자.
깊은 산 바위 틈
둥지 속 산비둘기처럼
나는 너를 믿고
너는 나를 의지하며
순아 우리 단둘이 살자.
(장만영·시인, 1914-1975)
+ 님은 나의 천국
오!
살포시 오셔서
내 마음의 풍경을 온통 바꿔놓으시는
님
님은
나의 천국
님의 '하하' 풀잎 같은 웃음소리에
나의 마음에는 밝은 햇살 비추네
님은
나의 연옥
님의 마음에도 내가 있을까
님의 마음에는 내가 없다면....
님은
나의 지옥
님의 얼굴에 그림자가 서리면
나의 마음에는 어둠이 깔리네
님이여,
이 목숨 마감하는 그 순간까지
내 마음에서 떠나지 마셔요
(정연복, 1957-)
* 엮은이: 정연복 / 한국기독교연구소 편집위원
+ 그대 내 손금이 될 때까지
한 사람을 사랑하는 일이
꽃이 피었다 지는 슬픔보다도
나무들이 바람에 우는 아픔보다도
슬프고 아픈 일이지만
사랑하며 기다리는 것이
기다리며 눈물 훔치는 것이
내 사랑의 전부라 할지라도
그대를 사랑하는 일이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인지라
흐르는 눈물 손가락에 찍어
빈 손바닥 빼곡하게
뜨거운 그대 이름 적어 보느니
내 손금에 그대 이름 새겨질 때까지
그대 내 손금이 될 때까지
(정일근·시인, 1958-)
+ 지울 수 없는 얼굴
냉정한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얼음 같은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불같은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무심한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징그러운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아니야 부드러운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그윽한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따뜻한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내 영혼의 요람 같은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샘솟는 기쁨 같은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아니야 아니야
사랑하고 사랑하고 사랑하는 당신이라 썼다가
이 세상 지울 수 없는 얼굴이 있음을 알았습니다.
(고정희·시인, 1948-1991)
+ 네가 있어
너를 어찌 그립다고만 말할 수 있느냐
너는 햇빛 너는 향기 너는 물결 너는 초록
너는 새 움 너는 이슬 너는 꽃술 너는 바람
어떤 언어로도 너를 다 말할 순 없어
너는 봄비 너는 볕살 너는 이삭 너는 첫 눈
너는 붉음 너는 노랑 너는 연두 너는 보라
네가 있어 세상은 아름답고
네가 있어 세계 속에 이름 하나인 내가 있다
(이기철·시인, 1943-)
+ 사람찾기
둘러봐도 늘 없다
너무 가까이 내 안에 있음일까
이 우주 안에 너 살고 있음
나 분명 알아
내가 알고 있는 가장 높은 지식
너 찾다 눈감는 일
가장 아름다운 길
(신달자·시인, 1943-)
+ 복종
밥을 먹다가
바로 앞 당신 생각으로
밥알 몇 개를 흘렸답니다
왜 흘려요?
당신이 내게 물었지요
난 속으로 가만히 대답했답니다
당신이 주워 먹으라 하신다면 얼른
주워 먹으려구요.
(곽재구·시인, 1954-)
+ 별똥별
별똥별이 떨어지는 순간에
내가 너를 생각하는 줄
넌 모르지
떨어지는 별똥별을 바라보는 순간에
내가 너의 눈물을 생각하는 줄
넌 모르지
내가 너의 눈물이 되어 떨어지는 줄
넌 모르지
(정호승·시인, 1950-)
+ 그대 영혼의 살림집에
그대 영혼의 살림집에
아직 불기가 남아 있는지
그대의 아궁이와 굴뚝에
아직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는지
잡탕 찌개백반이며 꿀꿀이죽인
나의 사랑 한 사발을 들고서,
그대 아직 연명하고 계신지
그대 문간을 조심히 두드려봅니다.
(최승자·시인, 1952-)
+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 것은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 것은
당신의 가슴속에 들어가
살겠다는 것입니다
당신의 춥고 어두운 곳에
작은 불 하나를 켜고
당신을 사랑하겠다는 것입니다
내가 당신을 그리워하는 것은
이 한밤 지새도록
당신을 갖겠다는 것입니다
당신의 가난하고 약한 부분까지
내가 다 어루만져 주겠다는 것입니다
고독하고 외로운 내가
당신을 가짐으로써
즐겁고 환한 불이 되어
이 추운 세상 속에
가장 따뜻한 불길 하나
지피겠다는 것입니다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 것은
당신과 나의 사랑으로 인해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높은 세상을
우리 함께 보겠다는 것입니다.
(심성보·시인)
+ 너에게
왜 그대인지
왜 그대여야만 하는지
이 세상 사람들이 허락하지 않는다 해도
그대여야만 하는 이유가 내겐 있습니다
한 순간, 한 호흡 사이에도
언제나 그대가 있기 때문입니다
허공의 옆구리에 걸린 잎사귀 하나가
수백 번 몸 뒤척이는 그 순간에도
아침 햇살의 이른 방문에
부산을 떨며 떠나는 하루살이의 뒷모습에도
저미는 내 가슴을 뚫고 자라나는
선인장의 가시 끝자락에도
그대가 오도카니 자리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거대한 운명 같은 그대여
죽어서도 다시 살아도 지울 수 없는 사람아
그대가 없으면 나도 없습니다..
(김현태·시인, 1972-)
+ 너에게 무엇을 주랴
나는 가난하여
너에게 줄 것이 없다.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
나의 소유물이 아니므로
너에게 무엇을 주랴.
마음이야
바다를 모두 내어주고
마음이야
대지를 모두 주고 싶다만
너에게 줄 수 있는 유일한 것은
모두 주고 싶다는 마음뿐
그것이 설사 목숨이라도
어찌할 것인가.
주고 얻을 수만 있다면
내 마음을 모두 주고
너의 마음 한 조각만 얻고 싶다.
(김용화·시인)
+ 얼마나 사랑하는지 모릅니다
내가 얼마나
당신을 사랑하는지
당신은 알지 못합니다
너무나도 사랑하기에
사랑한다 말하기도 버거워
입을 굳게 닫을수록
내 마음은 더욱 또렷하게
당신을 사랑한다며
쿵쿵 뛰는 것을 멈추지 않아요
아! 나는 숨길 수 없습니다
당신을 향한 눈빛과 미소
그리고
불타는 이 가슴을 숨길 길이 없네요
내가 얼마나
당신을 사랑하는지
당신은 몰라도 됩니다
밤하늘에 뜨는 별과 달
낮이면 더욱 선명한 태양과 구름
그리고 나의 하나님이 알고 있으니까요
그래도 나는 당신에게
사랑한다고 말할 겁니다
세상이 다 안다 하여도
당신에게 말하고픈 가장 소중한
나의 진실이기 때문입니다
나 당신을 사랑합니다
(정유찬·시인)
+ 그대를 그리는 내 마음의 지도
내 마음에도 지도가 있다
그대를 그리는 파란 빛깔의 지도가 있다
그리움의 바다와
목마름의 육지를 가진
내 마음의 지도
내 마음 안에서
하루하루 커가는 사랑의 기쁨
나날이 확실해가는 그대의 그림자
거룩한 한 생애를 위하여
나는 사랑해야만 한다 슬프지만
그대에게서 달아날 수 없다
해바라기가 해를 맴돌듯 그렇게
그대를 향해 달려가야 한다 슬프지만
운명의 옷을 벗을 수 없다
내 마음 안에도 지도가 있다
오늘도 그대의 그리움으로 커가는
파란 빛깔의 슬픈 지도가 있다
(윤수천·아동문학가, 1942-)
+ 사랑
서울 어느 뒷골목
번지 없는 주소엔들 어떠랴,
조그만 방이나 하나 얻고
순아 우리 단둘이 살자.
숨바꼭질하던
어린 적 그때와 같이
아무도 모르게
꼬옹꽁 숨어 산들 어떠랴,
순아 우리 단둘이 살자.
단 한 사람
찾아 주는 이 없은들 어떠랴,
낮에는 햇빛이
밤에는 달빛이
가난한 우리 들창을 비춰 줄 게다,
순아 우리 단둘이 살자.
깊은 산 바위 틈
둥지 속 산비둘기처럼
나는 너를 믿고
너는 나를 의지하며
순아 우리 단둘이 살자.
(장만영·시인, 1914-1975)
+ 님은 나의 천국
오!
살포시 오셔서
내 마음의 풍경을 온통 바꿔놓으시는
님
님은
나의 천국
님의 '하하' 풀잎 같은 웃음소리에
나의 마음에는 밝은 햇살 비추네
님은
나의 연옥
님의 마음에도 내가 있을까
님의 마음에는 내가 없다면....
님은
나의 지옥
님의 얼굴에 그림자가 서리면
나의 마음에는 어둠이 깔리네
님이여,
이 목숨 마감하는 그 순간까지
내 마음에서 떠나지 마셔요
(정연복, 1957-)
* 엮은이: 정연복 / 한국기독교연구소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