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갑빈 시집 오랜 세월의 침묵 해설

홈 > 게시판 > 자유게시판
자유게시판

시론, 수필, 감상평 등과 일상적 이야기, 유머, 질문, 답변, 제안 등 형식이나 주제, 성격에 관계없이 쓸 수 있습니다.
(단, 영리 목적의 광고성 정보는 금지하며 무단 게재할 경우 동의없이 삭제하며 향후 이용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임갑빈 시집 오랜 세월의 침묵 해설

□ 해설

그리움이 만든 풍류의 행복한 나그네 시학
- 임갑빈 시집 『오랜 세월의 침묵』에 부쳐


                                          이 영 지
시인 · 문학박사 · 철학박사
 
1. 그리움

임갑빈 시인님의『오랜 세월의 침묵』세 번째 시집 상재를 축하한다.
제 1시집 『추억의 노화』와 제 2시집 『아직도 못다 한 말』에 이어 이번 제 3 시집『오랜 세월의 침묵』에서도 여전히 임갑빈 시인의 그리움은 아직도 시심의 끝자락을 보여 주지 않는다. 손뼉이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고 하는데 임갑빈 시인의 그토록 오랜 세월의 침묵 손뼉 마주치지 못한 그리움은 무엇이며 어디까지 그 장장세월을 이끌어갈 것인지 세 번째 시집에도 여전히 그리움의 붓끝이 촉촉이 젖어 있다.

구름이
날 보고
손짓으로 말 할 때는

강물이
물결치며
몸짓을 한다

나만이 알 수 있는 말
가슴으로 말해주는 울음 섞인

넌 바람이었지!?

나 이제
말하리라

오랜 세월
가슴에 사무친 침묵

오래 오래 하고 싶었던 말
- 「오랜 세월의 침묵(0)」전문

보고 싶을 때
마음 설레고

말하고 싶을 때
가슴 저린다

그리움이
파도처럼 밀려 온다

오선지에 곡을 붙인 채
콧노래로

“한 송이 주황 장미여”

“널 사랑한다고”

“너를 사랑했다고”

오랜 세월의 침묵을
이제 깨리라
이제 만나리라
이제 꺾으리라
- 「오랜 세월의 침묵(1)」 전문

한용운은『님의 침묵』서문을 대신하는 ‘군말’이란 서시에서 “님만이 님이 아니라 기른 것은 다 님”이라 하였다. “그리운 것은 모두 님”이라 하였는데 임갑빈 시인은 왜 ‘오랜 세월의 침묵’이라 하였을까. 임갑빈 시인의 가슴을 그토록 오랜 세월의 침묵으로 만든 그 그리움의 정체는 무엇인가?

하얀 부라우스 녹색치마
유난히 젖어있는 그 눈동자
그 소녀를 사랑했네

검은 교복 열여덟 소년
말 한마디 못한 설레는 가슴
나의 첫사랑이었네

나 혼자만의 연민으로
한 해를 넘긴 짝사랑
인내의 한계를 넘어 몰래 보낸 분홍 편지

우리는 눈으로
말하고 있음을 알았네

설레던 가슴
온 몸에 전율이 흐르고
행복은 달빛 사랑이었지
 
그리움의 눈을 뜨게 한
그 그리움 가득한 눈동자

열여덟 소년
털복숭아 첫사랑

날마다 밤마다 그리움 안에
쿡쿡 찍히는
몰래 보낸 분홍 편지

눈으로 말해주던
무지개 꿈
넌 지금 어디에 있을까
- 「플라토닉 사랑」

시적 화자가 말하는 그 정체는 바로 첫사랑에 대한 그리움이다. 그 그리움이 침묵이 되어버린 임갑빈 시인은 그의 오랜 세월의 침묵을 향하여 단호하게 이제 깨리라 만나리라 꺾으리라고 1순위로 선언하고 있다.

오랜 세월의 침묵을
이제 깨리라
이제 만나리라
이제 꺾으리라
 - 「오랜 세월의 침묵(1)」에서

이제는 만나리라 깨리라 꺾으리라는 임시인의 단호한 시의 말에 정말 기이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 바로 영0 순위부터 1까지 가는 순위결정이다.

「오랜 세월의 침묵(0)」「오랜 세월의 침묵(1)」
「침묵의 소녀상(0)」  「침묵의 소녀상(1)」
「주황 능소화(0)」    「주황 능소화(1)」

임갑빈 시집 제목 그대로의 시 「오랜 세월의 침묵(0)」과「오랜 세월의 침묵(1)」「침묵의 소녀상(0)」「침묵의 소녀상(1)」「주황 능소화(0)」「주황 능소화(1)」에서 3번이나 반복되는 0과 1사이의 그 밀접성으로 하여 나타나는 임시인의 관심 집중도를 드러낸다.
우선 첫째로 그 오랜 세월토록 한 번도 입맞춤조차 못한 거꾸로 된 과거를 심리의 숫자로 0순위에서 다시  1순위로 하면서 단호하게 이제는 그리움을 만나리라 한다. 그러면서 그 오랜 세월의 침묵을 과감히 벗어나고자 한다. 시집 제목이기도 한 ‘오랜 세월의 침묵’은 ‘오랜’과 ‘세월’의 2회 리듬에서 ‘침묵’이라는 이미지가 다시 겹치면서 3중층리듬을 만든다. 세 번의 같은 뜻이 묘사된 ‘오랜 세월의 침묵’은 시가 가지는 리듬의 진가 은유리듬이다.
이러한 은유리듬의 특별한 순위 기법은 세 번으로 정해진 똑 같은 리듬반복이「침묵의 소녀상(0)」「침묵의 소녀상(1)」에서 시를 쓰게된 그 동인이 사회의 예민성을 드러낸다. 시사 문제의 언급을 0순위와 1순위로 한 것이다. 그럼으로써 민족적 역사관을 바로잡으려는 의식구조이다. 따라서 시집 제목이 주는 ‘오랜 세월의 침묵’ 시 리듬이 응축된 심리리듬이다. 즉 3회의 ‘오랜 세월의 침묵’의 역사를 시를 통해 해결하려는 심리리듬이다.
그러나 역시 0순외와 1순위를 나타내는「주황 능소화(0)」「주황 능소화(1)」시를 통해 이를 해결하는 심리리듬이 나타난다. 이 색채리듬 주황빛과 능소화의 같은 의미소가 2회 리듬이 되면서 이제 임시인의 간절한 ‘오랜 세월의 침묵’과 ‘침묵의 소녀상’을 시를 통해 깨어버리고 만나리라는 방법을 주황빛으로 암시한다.
주황색은 긍정적 의미로 따뜻함 · 호기심 · 젊음 · 용기 · 평안함 · 자비 · 온기의 뜻을 지닌다. 그리고 심리리듬의 의미로는 활발하고 명랑하고 깨어있으면서도 과시하는 리듬이다. 응축되고 무너지는 그 오랜 세월의 침묵과 침묵의 소녀상이 지닌 움 추린 모습이 아니라 이제는 과감히 과거의 어두운 그늘을 없애고 일어나려는 강한 에너지를 드러낸다.
그 오랜 세월의 침묵과 침묵의 소녀를 치료하는 주황색이다. 이 주황색은 명예를 되찾는 에너지가 넘치는 이미지이다. 시인에 의하여 유난히 드러나는 주황색은 항상 미소를 잃지 않고 이 어려운 오랜 세월의 침묵과 침묵의 소녀상을 헤어진 과거의 첫사랑 만남과 소녀의 밝은 모습을 시로 찾고자 하는 임 시인이다.
세상에서 영순위는 가장 가까운 부부사이이다. 그리고 1순위의 자리이다. 이러한 임 시인의 심리리듬은 순위결정 구성이 그만큼 이 이 시집『오랜 세월의 침묵』의 값어치를 결정짓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 사랑이 짝 사랑일 때 이루어지지 않지만 임 시인이 시로 말하는 분홍 편지는 그 답을 보여준다. “우리는 눈으로/ 말하고 있음을 알았네// 설레던 가슴/ 온 몸에 전율이 흐르고/행복은 달빛 사랑”이라 하여 둘이 서로 사랑하는 사이임을 암시한다.
따라서 오랜 세월의 침묵을 깨는 일은 0순위의 사랑하는 아내 이미지이다. 이에 이 시의 0순위가 주는 시적 화자와의 만남을 이 시집에서의 시적 승화 열쇠로 한다. 이 만남의 시적 승화는 임 시인이 시에서 알려주는 0순위이다. 부부사이의 거리 암시이다. 시가 지니는 고도의 은유관계이다. 0순위에서 다시 1순위로 나아간「순결방명록」으로 한다.
「순결방명록」이다.

햇살을 우려낸
향기다

내가 들어가고 싶은
나의 사랑아
그대는 백합

꿀 따는
꿀벌은
우리 가슴이다

하얀 미소의 뺨
입맞춤도 못했다
나의 순결 방명록
 - 「순결 방명록」전문

임갑빈 시인은 많고 많은 꽃 중에서 그 동안 그토록 입맞춤조자 못했던 대상이 바로 순결방명록의 백합꽃이다. 이 백합꽃은 꽃잎이 상한 꽃일수록 더 향기가 나는 꽃이다. 그 오랜 세월의 침묵이 있어야 향기가 되게 하는 꽃 중의 꽃이다. 향기가 있는 꽃을 좋아하는 임시인의 그 오랜 세월의 침묵에서 솟아난 백합화이다. 임갑빈 시의 가치이다.
순결방명록이 증명한 햇살은 우려낸 향기이다. 이 시의 시적화자는 우리사이라 하였고 꿀 따는 관계라 하였다. 꿀 따는 관계는 달콤한 관계이다. ‘우리’ 관계는 가장 좋은 꿀맛이 나는 사랑하는 사이이다.
그런데 임갑빈 시인은 특히 주홍장미의 일반적인 빨강 장미의 보편성을 넘어서는 주황장미로 한다.

그리움이
파도처럼 밀려 온다

오선지에 곡을 붙인 채
콧노래로

“한 송이 주황 장미여”

“널 사랑한다고”

“너를 사랑했다고”
-「오랜 세월의 침묵(1)」에서

돌담에
흐드러진
7월의 미소가 있다

한 여름 다가도록
웃어주는 천사이다

이슬에 젖으며
나에게로 물장난치는 아기 얼굴

주황빛 뺨
익어가는 주황색 사과 얼굴로
나를 유혹한다

아니 7월이 되면
나를 기다리는 엄마이다

정절 이야기를
황진이 사랑과 비교할 터인가!?
- 「주황 능소화(0)」전문

8월의
해맑은 미소다

아∼취 대문
한지韓紙 호롱불
화려한 꽃 대궐

여름 내내 버티어 온
마술의 여인처럼

긴 머리 늘어트리며
주황 리본의 아가씨로

레이lei
훌라 춤추는
하와이안 무희舞姬다
- 「주황 능소화(1)」전문


 어느 날 시심에 젖은 임 시인이 유일하게 눈으로 직접 본 ‘주황장미’ ‘널 사랑한다’고의 현재형과 ‘너를 사랑했다고’의 과거형이 함께하는 주황장미는 장미라면 주로 주홍 장미인데 굳이 주황장미라 하는 데에 시인의 선택이 있다.
주황 능소화도 역시 임 시인에게 능소화의 꽃말이 주는 사랑하는 님과의 애틋한 이야기를 시의 리듬으로 한다. 꽃의 전설은 은총을 입은 소화가 그 뒤 그 기회가 주어지지 않자 세상을 떠난다. 바로 그 자리에 핀 꽃이라 한다.
이제 임 시인이 하는 일은 이 사랑을 시적으로 되찾는 일이다. 시로 표현한 임갑빈 시인의 회복은 임시인의 값어치를 귀공자의 시가 되게 하는 일이다. 귀한 일을 하는 귀공자는 이제 사랑을 찾는 내면의 리듬으로 주황색을 좋아한다. 하나님이 주신 귀한 얼굴을 되찾는 일이다. 오랜 세월의 침묵을 되찾는 일이다. 바로 나를 찾는 일이다. 지혜 있는 자가 되는 일이다. 
임갑빈 시인의 「빛바랜 사진」시이다.

책장 속에
얼룩진 낡은


갈피 속에
오래오래 빛바랜
사진 한 장

귀공자
내가 웃고
앉아 있소
- 「빛바랜 사진」

오래전에 찍은 빛바랜 사진에서 하나님이 주신 나의 귀공자의 모습을 되찾으며 깨닫는 순간은 임 시인의「멍 때리는 순간」의 시가 있다. 이 시를 통해 구체적으로 깨어나는 모습이 드러난다. 시인의 오랜 세월의 침묵을 깨는 일이 드러난다.
임 시인의 「멍 때리는 순간」시이다.

당신 앞에 서면
내 영혼
불이 켜진다

달빛이 냉혹한

별들이 꿈꾸는 밤

덥석 낙엽을 깔고 앉아
호반의 수채화를 바라본다

정녕 신의 뜻인가요
내 삶의 파도에 먹힌다

멍 때리는 순간
- 「멍 때리는 순간」전문

그토록 한 여인에 대한 냉혹한 현실에 입맞춤 하지 못했던 그 안타까움이 안타까움이 아니게 되는 일은 영혼이 새로워지는 일이다. 자신의 참 모습을 되찾는 일이다.
시적 화자를 통해 그토록 한 여인에 대한 절절한 그리움의 한계성을 슬기롭게 멍 때리는 순간의 신비 그 깨우침이 나의 참 모습이 된다. 내면을 갖춘 귀공자가 되는 일이다. 오랜 세월의 침묵이 드디어 금 보다 귀한 지혜로 솟아난다. 오랜 세월의 침묵에서 솟아난 백합화이다. 임갑빈 시어의 가치이다. 꿀 따는 사이는 꿀맛의 생애이다.
 

2. 행복한 나그네 시학기쁨의 풍류

오랜 세월의 침묵 가치 꿀맛을 맛보는 일은 잘된 일이다. 잘 된 일은 정말 향기가 가슴에서 나와 기쁨이 솟아나는 일이다.  가슴에 백합화가 솟아 오랜 세월의 침묵에서 벗어나는 일이다. 영혼이 잘 되는 일이다.
그러기에 임시인의 풍류는 기쁨이 솟아나 춤추는 시를 쓰는 일이 일어난다. 높이 뛰어 오르며 젊은 날의 겉모습을 내면으로 찾는다. 내면의 귀공자가 되는 일을 임 시인은 귀공자의 풍류로 한다. 이 세상의 한 여인을 사랑하는 안타까움이 오히려 시인으로 하여금 자연의 주황 능소화 시를 통해 그리고 주황 장미를 통해 시인마음 깊이에서 진리를 찾게 해 준다. 참 모습을 찾는 일은 내면을 찾는 시인이 되는 일이다.
오랜 세월의 침묵을 깨며 여행을 즐긴다. 임 시인은 행복한 나그네가 되어 여행을 하면서 꽃을 주로 많이 보고 그 향기에 취하며 행복한 나그네 여행을 한다. 행복한 나그네는 그냥 돌아다니는 것이 아니라 시의 은유를 찾아 여행의 시로 나그네 생활을 즐기는 일이다. 시를 건지는 여행이다. 사랑의 아가서를 쓰며 햇빛과 바람을 만나 사귄다. 삶의 즐거움을 노래 부르는 값어치를 건지는 여행을 한다. 여행 일상이 된 임갑빈 시인의 삶은 침묵으로 한 여인을 사랑한 그 애절한 이야기의 못다 한 사랑이 오히려 이제 행복한 나그네 시들이 탄생하게 하였다.
어울려 둥글게 모여 앉아 즐기는 그래서 혼자가 아니라 우리가 함께 어울려 산이나 들로 나가 그 아름다운 자연에 심취하는 즐거움을 가지는 일이다. 임 시인에게 있어서 오랜 세월의 침묵의 그리움을 승화시키는 시인의 삶이다. 이 풍류는 임 갑빈 시인의 이번 시집에서 얻어진 여행의 작품들로 자연의 풍류를 즐기면서 궁극적으로 오랜 세월의 침묵을 깨고 있다.
우리들은 예로부터 어울려 즐기며 밤을 지냈다. 자연과 시인과의 관계를 만들어낸 찬기파랑가讚耆婆郞歌에서 찾을 수 있다. ‘아으’ 자ㅿㅅ가지 노파 서리 모르는 화반이여 梁柱東,『古歌硏究』(訂補版)(서울: 박문서관, 1960), 318.
 이다. 기파랑을 그리워함은 기파랑의 드높은 화랑정신에서이다. 오랜 세월의 침묵이 만들어낸 못다 한 그리움은 그 그리움의 길이가 평행선으로서가 아니라 수직으로 자라 서리모를 화관이 되어 임 시인의 이마에 그리고 머리에 주황장미와 주황 능소화의 화관을 쓰는 일이다.
영예의 꽃을 꽂는 일이다.

긴 머리 늘어트리며
주황 리본의 아가씨로

레이lei
훌라 춤추는
하와이안 무희舞姬다
- 「주황 능소화(1)」에서
 
이제는 눈으로만 보는 주황이 아니라 직접 주황 리본을 단다. 잘 된 일이다. 마음의 기쁨이 솟아난 일이고 영혼이 잘 되는 일이다. 그러기에 임시인의 풍류는 기쁨이 솟아나 높이 뛰어 오르며 내면의 귀공자가 되는 풍류시를 쓴다. 행복한 나그네 시학을 만든다. 나그네 같은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동력이 된다. 시를 건지는 삶이다.
입맞춤조차 못한 마음 아픈 과거에 밝은 햇빛이 비쳐든다. 그대로 빛을 맞으며 주황으로 빛나는 사랑! 그 사랑을 찾은 행복한 나그네가 되어 오랜 햇빛과 바람을 만나면서 주황빛 능소화가 되고 주황빛 장미의 사랑 꽃이 피었다.
기쁨과 유쾌함으로 노래 부르는 행복한 나그네 시를 짓는 일은 늘 모자를 쓰는 일이다.

정원에 핀 꽃만큼
색깔고운 모자들을
벽에 걸어 둔다

철따라
바꿔 쓰면
내가 꽃이 되고

옷 따라
바꿔 쓰면
배우가 되네

멋 따라
맛 따라
보헤미안의 시인

개똥모자에
파이프 입에 물고
-「개똥 모자」전문

임 갑빈 시인의 모자는 아주 시화 즉 시와 그림이 되어 있다. 보헤미안의 시인이라 스스로 말하고 있다. 늘 모자를 쓰고 다니면서 여유를 즐기는 삶에 시인의 향기가 난다. 빛바랜 사진에서 이제 빛이 나는 행복을 누리며 여행을 하고 꽃으로 의인화하며 영혼이 잘 되는 일에 선다. 임 시인은 진정한 그 목마름의 갈증을 해소하며 기쁨을 주는 향기를 사랑하는 시인이다. 

은밀한
가슴을 나누는 여행자

때로는
인생을 다 걸어놓고

때로는 마음을 비우며

구름 같은 바람 같은
-「우정」에서
산하는 비단 덮은
황금빛 석양이다
-「낙조」에서
고운 빛 향긋한 맛
기억 하리라
-「송어」에서
인생은 파도같이
춤추며 살아 간다
-「황혼의 야유회」에서

구름 위에서
내려다보는 비경으로
천국을 본다
-「제주도 여행」에서
유채꽃 황금물결이다
넘실대는 향기다
-「하르방의 미소」에서
달뜨고
별 반짝이는
고향 하늘 그리워진다
-「노스탈지아」에서
햇살과 달빛이
천국을 그려낸다

-「설원」에서
승리의 메아리
울려 퍼진다
-「안개 낀 울산 바위」에서

오늘도 침묵으로 지켜온 사랑
-「북한산」에서

임시인의 행복한 나그네 시학이 만들어 내는 풍류는 은밀한 가슴을 나누는 여행자들과 때로는 인생을 다 걸어놓고 밤새기 하며 때로는 마음을 비우는 일이다. 구름 같은 바람 같은 우정을 주워들고 바라보는 것은 산화를 뒤덮은 황금빛 석양이기도 하다. 이 빛은 바로 임시인의 그 오랜 동안 길러 온 황금빛이다. 바로 드높음 이미지이다. 이 드높음의 고운 빛은 향긋한 맛이기에 지금의 오랜 침묵을 이기는 사랑의 원동력이 되었다.
인생의 파도를 타며 같이 춤추며 살아가는 부부가 구름위에서 내려다보는 천국이다. 황금물결이다. 향기이다. 눈으로 하늘을 향하는 반짝이는 고향하늘을 그리워하는 향수이다. 결코 먼 세상의 일이 아니라 고향 하늘에 눈을 돌린다. 여행에서 다시 찾는 사랑은 햇살과 달빛이 들어 천국을 그려낸다. 여행에서 얻는 마음의 승리로 울려 퍼지는 메아리를 듣는다. 오히려 오랜 세월의 침묵이 준 사랑의 값어치를 재확인하는 시 쓰기를 지금도 임 시인은 사명으로 한다.
0 Comments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