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듦에 대하여
유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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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890
2017.01.10 10:11
잠을 잃은 깊은 밤
지난여름 읽다 만 책을 펼쳐들었다
전등불은 대낮 못지않게 밝건만
도통 글씨가 가물가물 흐릿하다
이젠 영 눈이 제 구실을 못하는가 싶단 생각에
나이 듦에 있어서
그 누구라도 자유로울 수 없는 자연의 섭리
거부할 수 없는 신체의 변화 앞에서
허허로움에 잠은 더 멀리 달아나고
쓸데없는 고집으로 혹사당한 눈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몇 해 전 안과 선생님께서 돋보기안경을 쓰라고 했는데
책 보는데 별 이상이 없어 그냥 지나쳐버렸더니
방심은 금물이라 했는데 딱 그 짝이다
안경사님 말씀이 눈이 갑작스레 나빠진 것 갔다고...
안과 선생님 말씀을 전해 듣더니
그 때 맞췄어야 한다면서
곧바로, 사실 글씨가 잘 보이면
안경을 쉬 맞추게 되지는 않지요..라면서 위안 아닌 위안을 한다
안경을 맞추고 집에 와 부리나케 책장을 펼쳐드니
이런 세상에나 이렇게 선명하게 잘 보이는 것을
괜한 고집을 부려 시력만 저하되게 했으니...
지난여름 읽다 만 책을 펼쳐들었다
전등불은 대낮 못지않게 밝건만
도통 글씨가 가물가물 흐릿하다
이젠 영 눈이 제 구실을 못하는가 싶단 생각에
나이 듦에 있어서
그 누구라도 자유로울 수 없는 자연의 섭리
거부할 수 없는 신체의 변화 앞에서
허허로움에 잠은 더 멀리 달아나고
쓸데없는 고집으로 혹사당한 눈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몇 해 전 안과 선생님께서 돋보기안경을 쓰라고 했는데
책 보는데 별 이상이 없어 그냥 지나쳐버렸더니
방심은 금물이라 했는데 딱 그 짝이다
안경사님 말씀이 눈이 갑작스레 나빠진 것 갔다고...
안과 선생님 말씀을 전해 듣더니
그 때 맞췄어야 한다면서
곧바로, 사실 글씨가 잘 보이면
안경을 쉬 맞추게 되지는 않지요..라면서 위안 아닌 위안을 한다
안경을 맞추고 집에 와 부리나케 책장을 펼쳐드니
이런 세상에나 이렇게 선명하게 잘 보이는 것을
괜한 고집을 부려 시력만 저하되게 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