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재종님의 시<나락밭에 순금이 일면>의 의미를 알고싶어요
나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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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76
2006.03.29 16:09
대충 어떤 내용인지는 알겠는데
좀 더 자세히 의미를 알고 싶습니다
답변 부탁드려요
고 재 종
나락밭에 순금이 일면
하늘은 더 청때깔 나고
양광이야 벌써부터 맑아져선
강아지풀 이삭마다에도 등불을 켜댄다.
나락밭에 순금 일수록
바람은 한결 일렁이면
뒷산 노루막이도 우뚝하게 씻고는
제 능선 위로 기러기의 길을 트고,
창공을 덮은 고추잠자리떼로
세상은 또 어린 경이에 닿는구나.
이런 날엔 그렇기로
날백정이라도 정정해져선
저 은빛 억새밭에 가서 흔들리거나
아이쿠, 나는 내 미급한 바로
가을 물소리 듣기도 어려운 처지인데
보아라, 나락밭에 순금 일수록
십리 밖까지 트이면
먼 지평으로 목례 한 번 보내지 않고
네 눈물 돋는 어디에 들국 한 점 돋겠느냐.
시방은 시선이 닿는 곳마다
박하향 먹은 듯 환해선
쌔르릉, 발길에 이는 메뚜기 한 톨에도
온 들판의 것들이 차랑차랑.
나락밭에 순금이 일자
하늘은 더 청때깔 나고
이런 땐, 아랫마을에 혼사라도 있어서
먼 징소리조차 세상을 넓히니
네 그리움은 어느 처음에 닿겠느냐.
- 현대문학 1998.11
좀 더 자세히 의미를 알고 싶습니다
답변 부탁드려요
고 재 종
나락밭에 순금이 일면
하늘은 더 청때깔 나고
양광이야 벌써부터 맑아져선
강아지풀 이삭마다에도 등불을 켜댄다.
나락밭에 순금 일수록
바람은 한결 일렁이면
뒷산 노루막이도 우뚝하게 씻고는
제 능선 위로 기러기의 길을 트고,
창공을 덮은 고추잠자리떼로
세상은 또 어린 경이에 닿는구나.
이런 날엔 그렇기로
날백정이라도 정정해져선
저 은빛 억새밭에 가서 흔들리거나
아이쿠, 나는 내 미급한 바로
가을 물소리 듣기도 어려운 처지인데
보아라, 나락밭에 순금 일수록
십리 밖까지 트이면
먼 지평으로 목례 한 번 보내지 않고
네 눈물 돋는 어디에 들국 한 점 돋겠느냐.
시방은 시선이 닿는 곳마다
박하향 먹은 듯 환해선
쌔르릉, 발길에 이는 메뚜기 한 톨에도
온 들판의 것들이 차랑차랑.
나락밭에 순금이 일자
하늘은 더 청때깔 나고
이런 땐, 아랫마을에 혼사라도 있어서
먼 징소리조차 세상을 넓히니
네 그리움은 어느 처음에 닿겠느냐.
- 현대문학 1998.11